10월의 아픔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1948년 10월 19일 여수와 순천에서 일어난 ‘여순항쟁’의 잊을 수 없는 아픔과 치유의 기원이 구광모, 신도원, 펑크파마 등 예술가들이 펼친 퍼포먼스로 살아났다.
지난 26일, 다소 쌀쌀한 날씨에 가을날의 석양이 내려앉기 시작한 6시부터 시작된 ‘해원의 촛불을 켜다’ 아트퍼포먼스는 여순항쟁의 치유와 새로운 탄생을 기원하는 의미로 예술가들의 열정적인 몸짓에서 그 의미가 더욱 강렬하게 뿜어져 나왔다. 
첫 번째 퍼포먼스를 선보인 구광모 작가는 갯벌과 물감을 섞어 붓 대신 스치로폼과 나무, 수건 등을 활용해 30여분이 넘도록 100호 짜리 캔버스 3폭 위에 온몸으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두 번째 순서는 신도원 작가의 미디어아트에 펑크파마의 퍼포먼스를 더한 것으로 관람객들에게 여순항쟁의 아픔과 치유, 용서에 대한 심상을 자극했다. 
이번 퍼포먼스 행사를 기획한 사람은 지난해 광양 아트옥션을 맡아 진행한 이설제 씨다.
이설제 씨는 “행사의 테마 ‘해원의 촛불을 켜다’에서 ‘해원’은 ‘원을 풀다‘라는 뜻이다. 그림 등 작품전시와 함께 하는 일종의 ’콜라보 전시‘라고 보면 된다”며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된 ‘여순항쟁’의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나자는 의미에서 여수와 순천을 잇는 ‘와온’ 뻘 에서 아픈 과거의 치유와 현재의 탄생을 통한 새로운 희망을 표현하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날 퍼포먼스 예술가로 나선 구광모 작가는 2018년 이탈리아 NEUTRAL-ISM 미술관 초대 한국대표 작가로 참여했으며, 2018 국제프로젝트 러시아 모스크바 RETURNTO THE FUTURE 초대작가로 초청되기도 했다. 인도, 영국, 홍콩 등 세계 주요나라에서 활발한 퍼포먼스 전시를 진행하면서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다.
미디어아티스트인 신도원 작가는 광주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사업 감독과 2017년과 2019년 우즈백, 스리랑카, 인도총리 방한기념 청와대 공연을 하는 등 국내 미디어아트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다.
가을 저녁 쌀쌀한 기온에도 불구하고 웃옷을 벗은 반라의 몸에 찬물을 들이붓고 붉은 물감으로 여순항쟁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퍼포먼스 작가 ‘펑크파마’는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신체와 오브제, 물성의 관계를 탐색하는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였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몸과 세계의 상관관계를 탐색, 사회적 발언과 몸의 퍼포먼스 등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으며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몸과 미디어아트의 접목과 물성과 매체의 접목을 탐색하는 퍼포먼스를 해오고 있다.
한편 이번 퍼포먼스 행사는 순천에 주소를 둔 남해안연구소가 기획하고 순천시가 후원했다. 
퍼포먼스를 관람한 한 시민은 “지방에서 이런 아트퍼포먼스를 보기란 쉽지 않다”며 “작가들도 나름 이력이 뛰어난 분들이고, 특히 오늘 보여준 열정적인 퍼포먼스는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영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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