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전남 인구 190만명이 붕괴되었다는 기사가 지역 신문에 게재되었다. 전라남도 주민등록인구가 2017년 2월까지 190만 797명이었으나 3월에 189만 9,441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지방소멸’, ‘인구절벽’ 등이 신문지상이나 방송에 자주 등장하였지만 실감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면, 전남의 인구 190만명이 붕괴되었다는 것은 현실로 체감할만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전남 지역의 인구는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0.11%씩 감소했다. 전국 인구가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0.38%씩 증가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연령별로 보면 10세에서 14세 인구가 연평균 6.79%씩 감소해, 2011년 11만 8천명에서 올해 4월에는 8만2천명으로 가장 많이 줄어들었고, 뒤이어 25세에서 29세 인구가 3.38%씩 감소해 2011년 10만 5천명에서 올 4월 8만 8천명으로 감소하였다.

반면 가장 증가율이 높은 연령대는 85세부터 94세 인구로서 연평균 7.64%씩 증가하였다. 55세부터 59세 인구도 연평균 5.97%씩 증가해, 전남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1년 35만 6천명에서 올 4월 40만 3천명으로 급증하게 되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전남 인구 중 고령인구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시기는 2031년으로, 불과 14년 후에 닥칠 미래이다.

전남 지역에서는 동부권의 여수, 순천, 광양이 그나마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전남의 급격한 인구감소세를 완화시켜주고 있다. 이들 3개시의 인구는 최근 5년간 0.21% 증가하고 있는데, 순천(0.46%)과 광양(0.64%)은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여수(-0.26%)는 감소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동부권 3개시의 인구 구성을 좀 더 들여다보면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최근 5년간 55세에서 59세 인구는 연평균 7.1%씩 증가하고 있었고, 60세에서 64세 인구도 3.8%씩 증가하는 등 중장년층 이상 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10세에서 14세 인구는 7.0% 감소하였고 15세에서 19세 인구도 2.5% 감소하는 등 청년층과 유소년층 인구가 감소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순천과 광양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어, 조만간 동부권 3개시의 인구도 전남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거나 감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동부권 3개시의 인구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15세부터 29세까지의 젊은 인구층이 대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것에 기인한다. 전입인구에서 전출인구를 뺀 인구를 순이동인구라고 하는데, 이 수치가 음(-)의 값을 가지면 그 지역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더 많이 이동했다는 뜻이다. 2016년말 기준으로 15세부터 29세의 순이동인구를 보면 여수 -1,425명, 순천 -1,818명, 광양 235명 등으로 특히 여수와 순천에서 젊은 인구가 타 지역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의 경우는 2010년 동 연령대 순이동인구 수가 -262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젊은 인구층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 같이 인구 전체적 측면에서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전남 동부권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방소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40년경 광주전남 읍면동의 3분의 1이 소멸될 것으로 예측되었는데, 전남의 경우는 297개 읍면동 중 98개 읍면동(33.0%)이 소멸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의 간략한 분석에서도 전남 동부권 역시 젊은 인구층 감소에 따라 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된바, ‘지방소멸’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다방면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구절벽이 다가오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전남 동부권도 예외일 수 없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인구문제는 특정 지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이며, 따라서 국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다행히 새 정부는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특히 비수도권의 인구 급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분권화정책과 균형발전 정책이 필요하다. 수도권의 성장이 한계를 넘어서 교통비용이나 환경적 측면, 경제력 집중에 따른 여러 폐해로 국가경제 성장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비수도권 지역을 대극점으로서 성장시키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특히 제2의 수도권으로 성장시킬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남해안에 경제수도를 건설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국가정책은 궁극적으로 지역에 활로를 열어주고, 소득을 증가시켜 주민이 다시 돌아오게 하는 ‘마중물’이므로, 지역에서는 마중물을 받은 다음에 주민들이 살만한 지역으로 만드는 부지런한 ‘펌프질’을 통해 소득창출과 인구증가라는 상승적 순환과정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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