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의 대부분은 무연고자로 가족 내 돌봄을 전혀 받을 수 없는 형편이거나 돌봄의 주 노력자인 부모님이 노화로 더 이상 돌봄을 수행하기 어려워지면서 입소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인해 거주시설 장애인의 가족 관계망은 매우 열악한 형편이며, 원가족으로부터 물질적?정서적 지지는 거의 단절되어 있다.

광양매화원에 거주하는 29명의 지적장애인들의 가정 형편도 비슷하다. 전체 이용 장애인의 약 80%는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거나 무연고, 편부, 편모인 가정 형편이고, 20%는 부모님이 계시지만 부 또는 모가 장애로 인해 타 시설, 병원 등에 입원해 있거나 장기간의 가출, 이혼 등의 사유로 연락두절인 상태다. 그래서 장애인과 원가족의 만남은 1년 중 한 번 보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1년에 두 번 있는 설과 추석에도 찾아가거나 찾아올 가족이 없어 해마다 매화원에 남아 명절을 보내는 장애인들의 수가 2/3를 훨씬 넘는다.
 

이에 장애인거주시설 광양매화원 지적장애인들의 열악한 가족 관계망의 한계를 극복하고 앞으로의 삶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결연가정을 모집하여 연계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거주시설 지적장애인들에게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일반가정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주거형태 및 삶의 방식을 직접 경험하고, 향후 자립 후의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지적장애에 대한 지역사회 내 인식 변화도 주목적이었다. 지적장애에 대한 수동적이고 한계를 긋는 사고와 부정적인 인식으로 지역사회 내 거주시설 지적장애인의 사회적 관계 단절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결연가정으로 참여하는 가족들의 지적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사회적?물질적 정서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였다.  

1차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관련 사업을 소개하고 장애인과 결연가정을 연계하는 멋진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이후, 각 가정별로 자유일정에 따라 결연 장애인과 함께 1박 2일 가정체험 및 미션활동을 진행하였다. 함께 영화를 관람하거나 볼링을 치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였다. 멋진 식당이나 카페에 가서 외식도 하고, 도란도란 집밥을 먹으며 일상을 나누기도 하였다.

그리고 밤이 깊어갈 때 쯤 헤어짐을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이불을 덮고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의 행복과 내일의 기대를 나눠 보았다. 결연가정 모두 그 동안 소외되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에 사무쳐 있는 장애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여 주었고, 장애인들 역시 결연가정에 따뜻한 가족의 정과 행복이 배가 되는 나눔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었다.

지난4월에는 모든 결연가정과 장애인들이 함께 모여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른다. 두 팔이 없는 레나마리아(가수)는 이런 말을 했다. “밝게 살지 않을 이유가 나에게 없다. 자신이 무언가를 혼자서 할 수 없으면 그 사람은 장애인이다. 하지만 혼자서 할 수 있다면 그때는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부지불식간에 사고를 당해 장애를 입을 수가 있다. 그러므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하지 말아야한다.

그런 순간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할 때 감사하고 베풀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많이 베푸는 것도 선을 쌓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지 싶다. 물론 복을 받기 위해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만, 내 경험으로 지금까지 남에게 베푼 사람이 불행해진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자고로 적선지가 필유여경 (積善之家必有餘慶)이라 했다. 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넉넉한 경사가 생긴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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