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문예도서관사업소장으로 부임한 지 어느새 꼭 두 해가 지났다. 광양문화예술회관과 중앙시립도서관이 지리적으로 향교와 최산두 선생을 기리는 봉양사 그리고 교육지원청, 광양중학교, 하이텍고 등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교육기관들에 둘러싸여 있는 건 단지 우연일까. 그런 역사적, 지리적 배경에 더욱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명실상부 교육과 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시민들의 문화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더구나 문화와 예술은 특수 계층이나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공기나 물처럼 모든 이들이 누리고 즐겨야 할 일상의 필수품이며, 창조와 향유 또한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예술의 창조자인 동시에 향유자라는 신념으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공간으로 지속적으로 변모시키고 확장시켜왔다 
문화가 있는 날, 무한상상실, 어린이 동화구연 체험관 등 국비공모사업을 적극 유치했고 임산부와 아기를 위해 책을 배달해 주는 맘(mom)편한 도서관, 군부대 독서활동 지원, 길 위의 인문학, 내 인생 자서전 쓰기 등 모든 연령층의 요구에 부응하는 문화 플랫폼 역할에 만전을 기했다. 최근 도립미술관, 창의예술고 유치등을 통해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광양시의 변화에 발맞추어 예술분야 특화도서관을 목적으로 공간재배치, 특성화코너 신설을 위한 리모델링에 들어간 중마도서관도 좋은 예이다.

그 결과, 2015년엔 중마도서관이, 2016년엔 중앙도서관이 전국 928개 공공도서관 중에서 4차에 이르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2년 연속 우수도서관으로 선정,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는데, 전라남도 지자체에선 유일한 일이다. 또 지난해 중마도서관이 대중성과 시의성을 살린 강연으로 시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6 인문독서아카데미" 사업 우수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장려상을 수상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무엇보다 문예도서사업소장으로서 가장 보람된 일은 지난해 기획전시로 선보인 "모자전(母子展)" 이다

그림을 전혀 배우지 않았지만 독특한 형태와 색채가 빛나는 89세 노모와 추계예대를 졸업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한 이현영 서양화가가 살고 있는 석사리 매천황현 근처 화실을 직접 찾아가 전시회를 제안했다. 전시회는 성황을 이뤘고 많은 시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CJ헬로비전, 광양시공식블로그, 신문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모자전의 훈훈한 감동을 전파했다.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전시를 지양하고 심도 있는 기획을 통해 좀 더 특별하고 이색적인 전시를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욕심으로 발품을 판 보람이 느껴졌다.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 이라던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을 실감한 것이다. 2017년도에도 "자매사진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특별한 기획전시를 준비 중에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국제아동도서전 슬로건이 "상업, 예술, 기술의 화려한 융합"이란다. 구분하고 분류하고 분해하기보다 더해보고 곱해보고 덧붙여보는 융합과 통섭의 마인드가 발휘할 때 광양 문화예술의 시너지효과는 커질 것이다. 그런 역할을 해 낼 수 있는 기관이 문예도서사업소라고 생각하니 뿌듯하면서도 어깨가 무거워지지만 임기가 끝나는 그날까지 열정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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