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되면서 정부차원의 문제를 넘어 지역경제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광양시 일부 업체의 대중 투자추진과 수출, 중국기업의 광양 투자유치는 물론 민간교류까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가장 우려됐던 기업은 광양소재 P사로, 이 기업은 파형강관과 파형강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이다. 지난 2008년 중국 장가항시에 지사를 설립하고 산시성, 하북성, 강소성, 광저우, 하얼빈 등에 해외 대리점을 설립, 합작법인 MOU를 체결하고 기술교류회 등의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었다.
특히 지난해 4월 중국 덕주성합전력교통공정(유)과 수출계약 협약식을 갖고, 파형강관 설비 및 기술 이전과 원자재를 매년 1000만불 이상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내외적으로 잔뜩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P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서비스나 엔터테인먼트, 관광분야는 직접적인 타격이 있지만, 본사의 경우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만큼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며 “지난해 체결했던 수출협약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중국 내 대리점들도 큰 무리 업이 운영 중에 있어 아직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려되는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광양에 투자를 하려던 중국기업의 투자계획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양경제청은 지난 2월 광양항 서측배후부지에 냉동창고와 물류센터 조성을 원하는 중국기업 기업과 3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지만, 현재 이 업체는 당국 제재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며 불투명한 상태다.
경제청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아직 협약사항의 이행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업체 대표가 현재 중국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연락이 쉽지 않아 접촉이 되는 대로 이달 중에 투자협약의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포스코의 중국법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지난해 수익성 증대를 위한 노력으로 흑자 전환해 성공한데다, 최근 일부 경제연구원에서는 중국에서의 철강수요가 급증할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 포스코가 중국 내 올해 실적이 급증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포스코 차이나의 중국 사옥인 ‘베이징 포스코센터’에 태극기 게양이 중단된 것처럼 반한 분위기가 극심한 상황에서 분명 경제적 차원의 제재도 있을 수밖에 없다는 엇갈린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경제적 보복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민감한 정세인 만큼,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 하는 한편 대안마련까지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민간교류와 교육 분야도 당장 이 같은 중국의 보복성 조치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현재 광양시가 자매결연이나 우호도시, 의향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내 도시는 중국 다렌시, 잉커우시, 선양시, 샤먼시, 푸저우시, 렌윈강시, 칭다우시, 허룽시 등이 있다. 이들 도시 중 푸저우시는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광양을 방문할 계획이며 5월은 선전시의 초청으로 광양시 실무진이 참석하게 된다. 또한 국제청소년홈스테이를 운영하면서 중국, 일본 등 9개국 17개 해외 교류도시를 대상으로 9개 학교 250명 참가를 목표로 시행계획을 마련했지만, 이 또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시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의 민간교류에 제재가 있는 반면, 광양시는 현재 민간교류 제재는 없어 고무적이다. 다만 홈스테이의 경우 중국에서 학생들이 오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반한 감정이 깊어진 시점에서 우리 학생들을 중국에 보내는 것은 검토해 봐야 될 문제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중국 사드보복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거나 우려되고 있는 관내 기업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현재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조속한 전수조사와 함께 구체적인 기업지원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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