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토론·실습수업이나 직장 체험활동과 같은 진로교육을 받는 자유학기제가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광양시가 이에 발맞춰 교육복지센터 구축을 추진했다가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9일 열린 교육환경개선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광양시 교육복지센터 구축 용역비 3000만원은 참석한 위원들로부터 시기가 이르고 현 실정에서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결국 잠정보류 됐다.

 시는 교육복지센터 구축 추진 이유로 내년부터 중학교 자유학기제 본격 시행에 따른 초·중·고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과 적성·소질에 맞는 진로탐색 지원과 학생스스로 계획적으로 공부하는 창의적 자기주도학습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진로체험과 자기주도학습, 방과후학습 등 통합센터로의 기능을 수행해 2017년 4~5층 규모로 건립하고 강의실, 상담실, 학습실, 멘토실, 체험장 등의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용역비 3000만원을 들여 구체적인 방안과 설치장소, 예산 등을 조사한다는 계획으로 안건에 상정했다.

 시관계자는 “구체적 방안은 용역을 하면서 제시되겠지만, 우선은 대도시에서 자유학기제에 효율적인 적응과 매치를 통해 각 센터를 운영 중에 있고 호응도 좋은 것으로 안다”며 “부지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폐교활용도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노신 의원은 “이미 중마동 청소년문화센터, 광양읍 청소년문화의집이 있는데 시에서 추진하는 이 시설은 두 곳과 중복으로 겹치는데다가 아직 자유학기제가 시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다”고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서영배 의원은 “근본적으로 이런 시설들은 잘 활용되면 좋긴 하지만, 우선 용역이 먼저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 수렴 후에 공론화 시켜 교육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나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부모 직위로 참석한 권연임 위원은 “궁극적인 목적은 학교에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활동이 가장 중요한데, 굳이 이런 기관들까지 찾아가서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며 “실제적으로 학교에도 충분한 시스템과 시설이 갖춰진 상황에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활용할 것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낭비하면서 또 다른 시설을 세운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대했다.

 결국 교육복지센터 구축 추진은 보류됐지만, 시는 예상부지로 이전 계획이 있는 모 초등학교까지 언급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교육청과 상당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 따라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주목되고 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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