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광양항에 입항한 크루즈선과 관광객

 ‘바다위의 도시’라고 불리는 대형 크루즈선이 광양항에 들어온다는 소식에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관계기관과 함께 관광객 유치를 위해 분주했던 모습을 보인 것이 벌써 2년 전이다.

 당시 승객들의 관광일정에 광양 경유 코스가 전혀 없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해 ‘먹을 것 없는 잔치’라는 오명을 쓰면서 각 기관들의 준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발길이 뚝 끊긴 채 향후 광양에서는 대형 크루즈선박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유는 지난해 말 여수신항 크루즈부두 시설확충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수신항은 수심이 얕아 대형 크루즈선 입항이 어려웠지만 15만 톤급 이상 선박 접안이 가능하도록 소요 수심을 11m까지 확보했다. 이 시설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수심이 15m에 이르는 광양항에 임시적으로 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하면서 광양시에서도 관광 특수를 누리기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형크루즈선이 광양항에 첫 입항했던 2013년 8회, 지난해는 17회 입항계획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다 채우지 못하고 세월호 참사 등의 이유로 취소되기도 했다. 더구나 대형 크루즈선이 광양항에 입항만 할 뿐 대부분의 승객들은 인근 순천이나, 여수, 부산 등으로 떠나 관광객은 거의 광양에 머무르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20일 전남지역에선 올 들어 처음으로 국제 크루즈선 ‘중화태산호’가 900여명을 태우고 여수항에 입항했지만 2013년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관광코스에 광양시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수항에 입항한 관광객들은 여수 해양레일바이크 체험, 진남관, 순천만 국가정원, 낙안읍성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여수항에 대형 크루즈선 접안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광양항에는 입항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대형 크루즈선이 2대가 온다고 하면 광양항에 입항 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사가 여행코스를 정해오기 때문에 시에서 광양을 경유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쇼핑 같은 경우 현재 건립 중인 LF아웃렛이 완공되면 관광객들이나 타 지자체에서도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역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역 상공인단체 관계자들은 “당시 상공인단체까지 나서서 크루즈선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수차례 간담회를 갖는 등 애를 썼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준비가 돼 있지 않았고 결국 광양은 관광객들이 머무르다 가는 곳이 아닌, 쓰레기를 버리려고 잠깐 들리는 곳 밖에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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