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신념이 뚜렷한 사람은 그 역경을 잘 감당하여 무사할 것이나, 신념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은 그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좌절하여 불행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청년 예수가 우리 삶을 집짓기에 비유한 것은 참으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가  생존하던 당시에 이스라엘에서는 집을 잘못 지어 낭패를 보는 경우가 흔했다고 합니다. 건기에 별 생각 없이 모래바탕에다가 쉽게 집을 지었을 경우, 우기가 되어 큰비가 내리고 홍수가 일어나면 그 집이 무너져 떠밀려가 집 없는 신세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석(넓적한 바위) 위에다 집을 지을 경우에는 아무리 큰비가 내리고 격렬한 홍수가 밀려와도 그 집은 굳건히 제자리를 지켜 안전하다는 것이지요. 이 단순하고 실제적인 일을 비유로 들어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주시는 것입니다.

 

왜 어떤 사람들은, 극히 상식적인 이치를 무시하고, 그냥 모래바탕에다 집을 지을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간단합니다. 땅을 '깊이 파는’ 힘든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것이 단순한 이유입니다. 한마디로 불성실한 삶을 사는 것이지요. 안전한 기초인 우리의 ‘신념(信念)’은 내 마음 속 깊은 곳, 내 의식의 밑바탕을 파헤쳐 얻은 삶의 ‘반석’입니다. 

 

내 마음을 뒤덮고 있는 피상적인 생각들, 남들의 삶을, 비판 없이 추종하는 타성에 맞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대인들이 불행한 이유 중의 하나는, 마치 부평초처럼 의식 없이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온갖 쓰레기 정보를 마치 진실인것처럼 추종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세월호 같은 사건을 비롯해 온갖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슨 일을 하나 해도 마치 하느님이 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쉽게 행동하거나 말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논어에  이르기를 ‘오지심정즉 천지심역정(吾之心正卽 天之心亦正)이라고 했습니다. "내 마음이 바르고 올곧으면 하늘의 마음 또한 바르고 곧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내 영혼이 바를 때, 세상도 바른 법이고, 하느님 역시 바르게 보이는 법입니다. 우리가 삶이라는 집짓기를 제대로 할 때, 우리 주변도 안전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를 뜻하는 피스(peace)와 한조각을 뜻하는 피스(piece)가 마치 철자 하나 차이듯이,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삶이라는 영혼의 집짓기 역시 이와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작은 일을 소홀히 하거나 우습게 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삶이라는 이녁들의 인생 집, 꼼꼼하게 잘 짓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