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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밭과 같아서, 어떤 씨를 뿌리는 가에 따라 인과의 열매를 거두게 된다. 혹자는 인과의 법칙이 엉터리라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마음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선한 것을 뿌렸는데 악한 것이 나는 법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우주의 원리를 벗어나는 것이 되고 만다. 어쩌면 선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악한 것을 뿌렸기 때문에 악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물론 겉만 봐서는 잘 모른다. 선에도 워낙 가짜가 많고 비슷한 것이 많다 보니 제대로 판단하기가 싶지 않은 세상이다. 선(善)에도 일종의 짝퉁이 있는 셈이다. 상대방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접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다고 보면 된다. 이들은 자신의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특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잖아도 요즘 계절이 계절인지라 마음이 쓸쓸해지기 쉬운 때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괜히 허무한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크게 상관할 것은 없겠다. 그런 마음이 들어야 우리 마음도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언젠가는 내 인생도 종말을 맞이할 때가 있겠지?’ 라고 물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 법이다.
주자 선생은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연못가 봄 풀의 꿈이 채 깨지도 않았는데)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섬돌 앞 오동나무에서 벌써 가을 소리 들리는구나)” 라는 권학시(勸學詩)를 남겼다. 시에 조예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가만히 음미하면 절로 감탄이 나오게 될 것이다. 연못가에 움을 틔웠던 봄풀은 아직 깨지도 않았는데 마당에 있는 오동나무에서 가을소리가 난다고 했다. 그 만큼 우리 인생이 짧기 때문에 마음관리 잘해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를 전해주기 위해 썼겠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시에 동감을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생각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이다.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고, 성공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어느새 머리에는 백발이 내려앉게 마련이다. 이게 인생이기 때문에 시간을 잘 아껴서 보람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다. 물론, 말처럼 쉽게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자꾸 마음 밭을 둘러보면서 나는 한 해 동안 어떤 씨를 뿌려 왔는지 돌아보는 것도 나름 의미는 있지 싶다.
혹시 잡초만 무성하다면 다시 쟁기를 쥐고 마음 밭을 갈아엎으면 된다. 마음 밭은 언제든지 갚아 엎을 수 있고 또 언제든지 파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절에 상관이 없다. 그리고 마음처럼 변덕이 심한 것도 없기 때문에 마음이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지도 잘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결국 내 마음에 따라 이 세상도 반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즐겁고 기쁘게 반응하면 세상도 그렇게 나를 대해 주는 법이다.
중용에 이르기를 오지심정즉(吾之心正卽)천지심역정(天之心亦正)이라고 했다. 내 마음이 바른 즉, 하늘의 마음 또한 바르다는 뜻인데 보편적인 진리이지 싶다. 내 마음이 바르면 모든 게 바른 법이다. 세상 만물은 본래가 바른데 마음의 편견 때문에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할 뿐이다. 요즘 하루가 다르게 단풍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는 이 때, 내 마음은 어떤 물이 들어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무척 의미가 있지 싶다. 마음살림 잘하는 사람이 결국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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