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를 비롯한 전남의 조경수 재배 농가들이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와 들쭉날쭉한 가격 변동으로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최근에는 가격 급등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전남 동부권에서는 철쭉과 사철 등 관목 위주의 조경수의 재배가 붐을 이뤘지만 철쭉의 경우 2007년 한 주가 1200원에 거래됐던 것이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에는 400원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다가 올해는 갑자기 수요가 늘면서 값이 1000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가격 폭락으로 철쭉 재배를 포기하거나 조경수를 밭에 방치하는 농가까지 생겨 이들 농가는 올해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한 반면, 재배와 삽목까지 지속적으로 해 온 농가는 고소득을 올리는 등 상반된 상황이 놓이게 된 것이다.

 지난해 관목수 특히 철쭉이나 사철을 생산하지 않은 농가는 부랴부랴 삽목 농가를 찾아 재배에 나서려고 하지만 삽목 가격도 지난해 20원 가량 하던 것이 올해는 150원 정도해 무려 7배 이상이 폭등했다. 이처럼 가격 예측의 불확실성이 조경수 재배 농가의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다. 판로 걱정에다 이처럼 널뛰는 가격 변동으로 조경수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조경수는 다섯 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재배농가들이 채권 확보를 하지 못해 목돈을 떼이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요즘처럼 가격이 급등한 시기에는 일명 ‘나까마’ 로 불리는 중간상인들의 횡포로 생산농가들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광양읍 일원에서 조경수 재배를 하고 있는 한 농가는 “오랜 건설 경기 침체로 조경수 가격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재배를 포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올해처럼 가격이 폭등할 줄 누가 알았겠냐”며 “지난해 철쭉이나 사철 같은 관목수를 전혀 재배하지 않아 올해 아무런 소득이 없어 차라리 정리하고 벼를 재배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현재 순천시의 경우 순천만조경수 주식회사가 지난해 설립돼 재배농가들의 판로 확보나 경쟁력 강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지만, 광양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재배농가가 많지도 않고 현재 재배농가의 실태파악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토지 실태조사를 하면서 조경수가 재배되고 있는지 여부까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관내에서 등록하지 않고 조경수 재배를 하는 농가가 있어 실태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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