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도서관(圖書館)이라는 이름이 참 재밌다. 도(圖)자는 그림을 상징하고 서(書)자는 종이에 쓰여진 글자를 상징하며 관(館)자는 손님을 맞이하는 객사를 뜻한다. 그 중에 특히 관(館)자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왜 굳이 밥식(食) 자에 관청 관(官)자를 썼는가 하는 점이다. 차라리 책을 보관하고 읽는 곳이라면 책(冊)자에 관(官)자를 합성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우리 선조들의 깊은 뜻이 들어 있다. 즉, 책은 그냥 물리적으로 읽는 행위가 아닌 밥을 먹듯 정신으로 먹어야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말이 바로 관(館)자를 제대로 풀이한 뜻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은 도서관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담아내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각종 문화행사는 물론 인재들을 길러내는 정신의 인큐베이터 역하를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도서관의 중요성에 대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이유다. 지역 도서관은 시민들의 지식,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문화의 인프라장이며, 가장 효율적인 공익가치를 창출하는 사회 서비스 안전망이다. 또한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고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정보, 문화, 교육의 산실이며, 창조와 지식의 씨앗을 길러내는 못자리이다.
이렇게 소중한 도서관이 광양읍내에 하나 더 건립될 것으로 보여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문제는 도서관을 건립할 장소다. 물론 이곳저곳을 물색하겠지만, 가장 적합한 곳은 역시 용강지구로 볼 수 있다. 현재 이곳은 창덕, 송보, 그리고 오네트 아파트의 건립으로 인해 인구 밀도가 높고 또 젊은층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형평성으로 따진다고 해도 마땅히 용강지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광영동은 평생교육관이 있고, 중마동은 내년에 또 대형 도서관 하나를 더 건립할 계획이지만,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용강지구에는 이렇다 할 도서관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중학교와 초등학교가 개교를 하게 되는 등, 누가 보더라도 용강지구가 가장 적합한 장소라는 것에는 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30억이라는 거금을 도서관 기금으로 흔쾌히 기탁해 주신 (주)광양기업 황재우 사장님에게도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빌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고향의 마을 도서관이 오늘의 자기를 만들었다.”고. 굳이 이런 비유를 들지 않아도 도서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아니, 우리 지역에서 제2의 빌게이츠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지 않겠는가. 자고로 도서관은 우리의 자유를 신장시키고 우리 생각을 혁신시키는 창조의 공간인 만큼, 부지 선정을 지혜롭고도 합리적으로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