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현 동광양새마을금고 이사장

글로벌 경제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수 중심이 아닌 수출 80%라는 취약한 우리의 경제 여건은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매일매일 새롭게 나오는 남의 나라 사건사고마저 우리가 고스란히 흡수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내 은행들의 수익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작년 대비 50%까지 급감하는 은행권 수익 악화는 자칫 중소기업 등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은행 수익구조를 개선해주기 위해 각종 수수료를 올려야 한다’는 최수현 금감원장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나고 있을까? 원인을 살펴보면 순전히 정치 논리가 시장을 지배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은행 문턱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각종 수수료를 내렸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이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고 시행된다는 사실이다. 거슬러 매달 둘째 주에 발표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발표를 앞둔 지난 4월의 경우를 살펴보자. 당시 시장 상황은 이웃나라 일본의 우경화와 함께 소위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가치의 하락은 일본인 관광객의 급감 등으로 국내 경기도 매우 민감한 상황을 맞고 있었다.
문제는 기준금리 조정을 앞둔 한은 김중수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회가 열리기 전부터 언론들은 교수며 학자를 자칭하는 명사들을 내세워서 앞 다퉈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대서 특필 하는 형국이었다. 때마침 아직 조직 구성도 채 마무리 되지 않은 박정부의 청와대 마저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여론에 동참을 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건대 김중수 총재의 기준금리 유지 주장은 마치 그분의 노욕이 빚어내는 고집스러움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닌 이상한 지경으로 인식되고 있었으나, 찬반의 논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버티던 금리는 다음 달 드디어 인하를 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불과 두 달도 채 안 지난 지금 미국발로 시작된 버냉키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이 나오면서 시중 금리는 이미 상승 분위기로 굳어지고 있음을 본다. 여기서 필자는 한국은행의 독립을 주장하는 그간의 노력들이 하루빨리 현실화 되어야 하며, 지나친 정치적 논리로 시장을 압박하는 모순은 결국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킬 뿐 국가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시장 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조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물론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갑을 관계’처럼 시장에는 여러 가지 모순도 동시에 잠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통과정에서의 불법과 탈법 등을 막고,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공급의 불균형이 생길 때 필요한 조처를 해주는 선에서 만족해야 한다. 태초에 인간이 만능이 될 수 없었듯이 민주주의 또한 삼권분립으로 역할을 엄격히 분담하고 있다. 정부가 각종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 등 전문기구를 만들어 놓은 것도 국가 경영이 정치 논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는 세계 일류를 꿈꾸는 선진 대열에서 당당히 그 몫을 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나라! 소위 강소국이라는 상징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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