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 모두가 가슴 속에 詩心이라는 밭을 한 평씩 가꾸었으면 좋겠다”

정성자 씨는 늦깎이 시인이다. 환갑을 맞이한 날(2006년) 세계환경문학을 통해 정식 시인으로 등단했다. 물론, 시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거나 배워 본 일은 없다. 시인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직감으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녀 역시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그녀는 광양읍내에서 ‘생명과학&자연’이라는 건강식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그녀 가게는 식품보다 화초들이 더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사실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화초들은 시심을 건져 올리는 영감의 원천과 같다. 자연을 사랑하고 가꾸는 시인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가게 안에는 도자기와 그림들도 많다. 그러나 이것들은 파는 게 아니다. 어쩌면 그녀는 생래적으로 예술적인 감수성을 타고났는지 모른다. 여기서 탄생한 그녀의 시는 가곡으로 재탄생해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시 55편이 가곡으로 선정돼 불리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우리가곡작사협회의 가곡가사모집에 응모했는데 당선이 돼 그런 행운을 누리게 됐다.”고 한다. 전북대 음대 이종록 교수가 정 시인의 시에 곡을 입혔고 대학교수들로 이뤄진 성악가들이 ‘그리워라’ ‘아이야’ ‘비오는 날에’ ‘떠나가신 님’ 등 그녀의 시를 노래로 불렀고, 이 노래는 CD모음집으로 제작됐다.
“처음 CD모음집을 받아 본 순간 그 기쁨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내 시가 노래로 재탄생해 사람들 입에서 불려 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찬 일이었다.” 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냇물에 별들이 빠져 우네요’ 라는 제목의 시집도 발행했는데 이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항상 작품을 내 놓으면 부끄럽지만 그래도 내 분신과 같다고 생각하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물론 수많은 습작 과정을 통해 탄생 된 시들이지만 늘 아쉬움이 남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시는 각박한 마음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를 통해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가꿔간다면 그나마 우리 사회가 좀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하는 소박한 마음을 가져 본다.“며 ‘그대가 내 곁을 떠나간 후에야’ 라는 자작시를 들려주었다.
[라일락꽃 향기 좋을 걸 / 나는 알았네 / 그대가 내 곁에 함께일 때에도 / 앞마당에 / 라일락꽃 피었었는데 / 둘이서 나란히 대문에 들어서면 / 담벽 밑에 라일락꽃 피었었는데 / 그때엔 / 그 향기를 나는 느끼지 못 했네 / 그대가 내 곁을 떠나간 후에야 / 라일락꽃 향기 좋은 걸 / 나는 알았네 / 사는 동안 / 그대가 내 곁에 있다는 걸 말고는 / 나에게는 / 아무런 느낌도 없었나 보네] 그녀는 가끔씩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면서 시심을 건져 올릴 때도 있다고 한다.
시집간 딸 주영씨가 통역관으로 그곳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시는 운문(韻文)을 가장한 철학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그녀의 시도 그처럼 감동과 울림이 깊은지 모르겠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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