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이 먹을 것이 많은 곳에는 사람들이 끓게 마련이다. 별로 값나가는 물건도 아닌데 막상 돈이 된다고 하면 욕심이 발동하는 게 사람의 본성이다. 지금 광양상공회의소가 그런 처지에 놓여 있다. 처음에는 광양상의 독자설립에 관해 대부분 사람이 부정적인 눈길을 보냈지만, 박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광양상의 독자설립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박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쉽게 물러날 박 회장이 아니라는 데 무게중심이 실렸다. 그도 그럴 것이 광양상의가 일정한 체계를 잡기까지는 박 회장의 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퇴를 선언하자 다들 당황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 박 회장은 뚝심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심지어 잘못된 일은 대놓고 직설을 날리곤 한다. 그러다 보니 적도 많고 구설도 많다. 이번에 물러나게 된 배경에도 그런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나는 전시에나 필요한 장군이다. 이제 광양상의는 어느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판단돼 물러나게 됐다”고 고백했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자질문제 보다는 기득권의 알력싸움임을. 하지만 어떤 이유로 물러나던 박 회장의 업적은 정당하게 평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자꾸 토사구팽(兎死狗烹:토끼를 잡고나면 사냥개도 필요가 없어 삶아 먹히게 된다)이 떠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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