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저마다 자기만의 나르시즘(자기도취)를 가지고 산다. 나르시스가 연못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은 뒤 수선화(水仙花)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토리다. 이런 나르시즘은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집단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 평생 나르시즘의 과정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르시즘이 자국우월주의와 손을 잡을 때는 식민주의와 나치즘을 옹호하는데 앞장을 섰고, 종교와 결탁할 때는 또 마녀화형이나 광신주의를 만들어 냈다. 뒤집어 놓고 보면 이 모든 것들은 그릇된 자기애적 사랑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이성을 보고 한눈에 반하는 것도 결국 자기 사랑에 다름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이성의 모습은 바로 자신의 모습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며 나는 그 거울 속에서 세상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자기 사랑이 너무 지나친 것도 병이지만 너무 부족해도 냉소주의에 빠지게 된다.

아직은 나름시즘을 대신할 만한 대체물은 없지만, 서로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자기도취에서 구원해 주는 유일한 길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다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6.2 지방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은 또 시민들과 짝사랑이라는 나르시즘에 빠지고 있다. 그러나 그 사랑이 진실하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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