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은 필수, 탈세는 기본, 병역은 선택?

#한국 고위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위장전입(僞裝轉入)의 천재들이 되어야 하는가 보다. 아니, 각종 탈세와 병역 면제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고위공직자 대열에 낄 수 있나 보다. 어떻게 된 게 청문회 자리에만 섰다하면 그렇게 구린내들을 풀풀 풍길까. 아무리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먼지 수준이 아니라 아예 범죄수준이라는데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특히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공직자들이 그 정도라니, 더 이상 말을 해서 무엇하겠는가만, 필자 같다면 남부끄러워서도 나서지 못할 거 같다.

#하긴,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가문의 명예까지 걸린 문제인데, 그까짓 쪽팔림 한 번 당한다고 무슨 대수겠는가. 어쩌면 이번 청문회를 시작으로 고위공직자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발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여, 위장전입은 필수, 탈세는 기본, 병역은 선택, 공직은 당연이라는 지침서를 작성 할 듯도 하다. 아마 이번 청문회를 본 사람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혈압이 급상승했을 것이다. 아니면 그놈이 그놈이라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시큰둥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속이 더 뒤집어지는 것은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를 향해서 “그래도 그 정도면 깨끗한 편이라고” 거들고 나서는 한나라당 의원들 모습이었다. 병역회피와 탈세에 대한 그의 태도도 문제가 심각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3불 정책과 4대강 문제를 반대하고 나선 그였지만, 국무총리로 내정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을 싹 씻고 돌아선 그 태도에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한 마디로 그는 철저한 기회주의자였던 셈이다. 민주당에서 손짓을 했을 때 왜 거부했는지 이제야 알 것도 같다. 별 먹자 것이 없었다는 계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는 애초부터 나라를 위하거나 혹은 집단을 위해 헌신할 마음이 전혀 없었던 셈이다. 오로지 개인의 명예와 출세를 위해 그동안 스스로를 위장하거나 포장해 온 것이다. 하긴 경제학 박사라 오죽이나 머리 회전이 빠르겠는가. 그리고 이번 청문회는 내 자신을 너무 처량하게 만들었다. 필자는 병역도 필했고 지금까지 공과금 한 번 연체하지 않았음은 물론, 모든 범칙금은 어김없이 냈으니, 이런 바보 천치(?)가 어디 있겠는가. 요즘 같아서는 정말 소주병을 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거 같다. 이제 법 따로 관행 따로는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웬만한 고위공직자들 치고 뒤가 구리지 않은 자들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국무총리(國務總理)라는 이름도 다시 국무총리(國務叢利)리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틈만 나면 모든 이익을 다 챙겼으니 말이다. 하여튼 의혹과 비리종합 백화점만 늘어나는 고위공직자들을 볼 때마다 국민들만 불쌍해 보인다. 하늘은 높고 고위공직자는 살이 찌는 천고공비(天高公肥)의 시절임에는 틀림없나보다. 국민들은 경제 마비(痲痺)로 이렇게 죽을 지경인데....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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