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교육 정책으로 좋은 결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많아

교육을 가리켜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교육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교육열이 뜨겁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창의성보다 암기식 위주에 불과해 앞으로 뛰어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현재 광양시는 타 도시에 비해 명문대학 진학률이 급격히 높아 타 지역으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렇게 광양시가 명문 교육도시로 부각하기 시작한 것은 치밀한 계산과 많은 교육예산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문제는 어떻게 지속적인 명문교육도시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유명대학교 진학률이 높다고 해서 명문 교육도시로 부를 수 있는가에 관해서도 진지하게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그래서 본지는 3회에 걸쳐 광양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고 미래 교육의 대안을 찾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준비된 교육 정책의 결실
30년 전만하더라도 광양은 인구 7만 정도의 가난한 농어촌의 작은 고을에 불과했다. 그러던 광양에 지난 80년대 중반 광양제철소가 들어오면서부터 인구가 늘고 소득이 증가해 현재는 15만 명의 도농복합도시로 발전했다. 향후 5~6년 이내에 10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실현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에서 5만불 시대로 접어들 것이며, 인구는 30만 명의 자족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 발전은 광양의 미래요, 희망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광양시는 명문 교육도시를 만들기 위해 2002년 11월에 전국최초로 ‘교육환경개선지원조례’를 제정한지 7년 만에 큰 결실을 맺었다. 이는 7년 동안 460억에 가까운 많은 교육 예산을 쏟아 부은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 합격률은 2007년과 2008년에 비해 무려 86%나 급상승 했다.

작년만 해도 서울대 합격생 수가 7명에 불과 했지만, 올해 명문대 진학률은 서울대 13명을 비롯해 고려대 20명, 연세대 17명, 성균관대 14명 등 전국주요 상위권 대학에 144명이 진학해 작년보다 2.1배나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인근 명문 도시로 알려진 여수 3명, 순천 22명에 비해서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현재 여수는 15개교로 학생 수는 1만800명, 순천은 14개교에 1만3186명인데 비해 광양은 7개교에 5,57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교와 학생 수에 비한다면 대단히 높은 비율임에는 틀림없다. 광양 시청 교육체육지원과에 근무하고 있는 박문수 계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명문대학 100명 진학 우수고등학교 만들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학업성취도에서도 광주ㆍ전남 1위를 차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교육성과를 거둬 새로운 교육명문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장학금 지원확대도 큰 몫을
광양시와 광양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초ㆍ중ㆍ고교에 대한 재정 지원과 백운장학금 지원 확대 등에 힘입어 새로운 교육명문도시로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8년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광양은 국어 87.1점(전국평균 81.9점), 사회 75.8점(69.8점), 수학 86.4점(82.5점), 과학 89.3점(84.0점), 영어 84.4점(80.6점)을 얻어 광주ㆍ전남 1위, 전국 20위권 안에 드는 등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자 관내 중학교 10% 이내 성적 우수 학생들의 관내 고교 진학률도 지난해 64%에 이어 올해는 72%로 껑충 뛰는 등 놀라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교육성과는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 조례’ 제정 이후 광양시가 매년 30억원씩 들여 성적 우수 고교생에 대한 장학금 및 기숙사비 지원, 초ㆍ중ㆍ고교 원어민 교사 지원, 방과 후 자율학습 및 통합 논술아카데미 운영, 해외 어학연수 지원, 연간 4억이 넘게 지급되는 백운장학금 지원 그리고 일선에서 수고한 교사들이 제 몫을 다해주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교육정책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소수만을 위한 교육정책이라는 비난을 면키 위해서는 다수 학생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소수 10% 학생만을 위한 교육 정책 극복해야
현재 광양시는 고교 평준화 정책에 입각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문제는 왜 고교평준화를 실시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뜻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이 말을 뒤집으면 일부 고교를 명문화할 생각을 접고 모든 고교를 명문화하자는 것, 곧 평등하게 질을 높이자는 것이 평준화의 근본 취지다. 하지만 현실적인 교육은 오로지 성적이 좋은 학생만을 위주로 모든 교육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래서 다수의 학생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또한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를 낳는 폐해를 가져오고 있다. 학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나 성적이 부진한 학생이나 차별 없이 동등하게 교육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행 교육은 오로지 점수를 위해 지나치게 획일화 시키고 있다. 그래서 공부 외에 다른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자신의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을 찾기가 힘들어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결국 관내 모든 고등학교는 오로지 상위 10%를 위한 학교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언제까지 소수를 위한 교육 정책만으로 교육의 명문도시라고 자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활짝 열린교육의 장이 마련돼야 명문교육도시로서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획일적인 장학금 제도의 개선도 필요
현재 지급되는 장학금 지원도 말썽의 소지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광양시와 몇몇 장학단체가 지급하는 장학금은 대부분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만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장학금의 본래 목적은 그게 아니라, 성장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어 힘들어 하는 학생에게 지급하는 것인 본래 목적이다. 요즘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가정이 넉넉한 편에 속한다.

그래서 정말 잠재적인 능력이 있지만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은 학생에게 장학금이 돌아가야 하는데 현실은 정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장학금 지급 문제는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무조건 장학금을 지급할것이 아니라 졸업 후 고향에 돌아와 일정 기간 봉사하도록 하는 조건을 첨부하는 것도 장학금 지급의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광양시청 교육 관계자는 “교육은 곧 우리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고 광양을 살리는 지름길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우리시는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시민 그리고 공급자인 학교 모두가 만족하는 지원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라며 명문 교육 도시 성장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 요구에 광양시 교육계가 어떤 모습으로 대비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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