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유통기간은 길어야 3년 정도라고...

*절기상으로 내일이 소만이자 부부의 날이네요. 소만(小滿)은 만물이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아직도 부부의 날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네요. 그런데 왜 부부의 날을 21일로 정했는지 생각해 보셨는지요? 요즘 이혼하는 부부들이 너무 많이 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안타깝지만, 어쩌겠어요.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그런 것을요. 지금 한창 연애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생물학적인 결혼 유통기간은 고작 3년 정도라고 하는군요.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오, 솔레미오(당신은 나의 태양)'도 끝이 나고 본격적으로 ‘오, 돌아버리겠네’ 가 시작되지요. 그래서 진짜 사랑은 생물학적인 화학반응이 모두 끝날 때 시작된다고 하지요. 그 때는 감정이 아니라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거든요. 아니, 결혼생활의 승패는 이 때 결정이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예요. 사실 악처는 남편이 만든다고 봐야지요.

*흔히 소크라테스 부인 크산티페를 악처로 묘사하고 있는데, 아마 내가 여자였어도 그랬을 거예요. 도통 집안 살림에는 관심이 없는 남편을 누군들 좋아하겠어요? 남편을 영어로는 허즈밴드(husband)라고 하는데, 집(house:집)+band(끈)을 묶어주는 끈이라는 뜻이지요. 참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리고 톨스토이 부인 소피아 안드레예브나는 남편 톨스토이의 이중성 때문에 치를 떨었다고 하는군요. 오죽했으면 톨스토이가 객사(客死)로 최후를 맞았겠어요. 그처럼 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들었던 대문호(大文豪) 톨스토이도 순탄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봐서 웬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오 헨리 단편소설 중, 크리스마스 선물이 기억나는군요. 남편은 부인에게 줄 머리핀을 준비했지만 부인은 머리카락을 잘라 판돈으로 남편의 시계 줄을 사고 말았지요. 조금은 진부한 스토리지만 여전히 부러울 때가 있지요. 흔히들 좋은 부부를 가리켜서 ‘잉꼬부부’라고 하는데 필자가 보기에 ‘인(忍)꼬’가 돼야 잉꼬부부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요즘 욱! 하는 성질에 너무 쉽게 법원으로 가고 있잖아요? 재미있는 것은 부부(夫婦)라는 말이지요. 지아비 夫자는 큰 大 자에 하나 一자를 상징하는데, 여자들이 섬겨야 할 유일한 존재라는 뜻과, 벼슬할 때 쓰는 관(冠)을 꽂는 비녀(一)를 본뜬 말이기도 하지요.

*혹자는 하늘 天 자 보다 높은 게 지아비 夫라고 풀기도 하는데 순전히 남성 위주의 편견일 뿐이지요. 그럼 아내 부(婦)자는 어떨까요? 여자 女자를 떼면 빗자루 추자가 되지요. 빗자루 추 자 아래를 보면 수건 건(巾)자가 있는데, 한 마디로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빗자루로 청소하는 존재를 아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필자는 아내를 我內로 표기하지요. 내 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나라는 뜻이지요. 솔직히 아내가 안 해(?)로 변하면 그 때부터 남편은 슈퍼맨이 아니라 슬퍼맨이 되고 말지요. 이것도 저것도 안하면 집안은 엉망이 되고 말거든요.

*‘부처반합(夫妻半合)’이라는 다소 생소한 한자성어가 있지요. 부부는 반반이라 서로 합해야 온전히 하나가 된다는 뜻이지요. 이런 뜻풀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만, 부부의 날이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지요. 참, 왜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는지 해답을 찾으셨는지요? 맞아요.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허허허

홍봉기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