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동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인접해 있는 지역으로 광양제철소가 입주하기 전까지는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수산물의 보고였다.

섬진강의 맑은 물과 광양만의 갯벌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까닭에 김, 고막, 굴 등 해산물과 패류 양식의 최적지로 알려져 왔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은 전국에서도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으나 지금은 옛 바닷가의 자취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해버린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렇게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중간 수역에 발달한 섬이 간척화 되면서 다른 내륙지역인 중마동, 진월면, 경상남도의 하동군과는 전부 교량으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태인동은 전국에서 최초로 김 양식을 시작한 곳으로 현재 궁기마을에는 이곳이 김 양식이 최초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지방기념물 제 113호인 김 시식지가 자리하고 있다.

1983년 광양제철소가 공장 준공을 위한 첫 삽을 뜨면서 태인동은 전형적인 어촌마을에서 신흥 공업지역으로 면모를 달리하기 시작했다.

광양제철소 건설과 함께 태인동에는 제철 연관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현재는 80여 개의 연관업체가 입주해 광양시 발전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또한 명당 국민 임대 산단 건설과 조선소 건설이 탄력을 받으면서 태인동은 광양 경제를 이끄는 중심 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공업화에 수식어처럼 붙어 다니는 환경문제는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김여익 공과 지방 기념물 제113호 김 시식지

태인동은 김 양식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면서 인근 지역에서 최고의 부촌으로 알려졌다.

김 출하가 시작되는 겨울이면 “개도 천 원짜리는 안 물고 다닌다”는 말이 떠돌았는데 이는 당시 태인동의 소득 수준을 상징적으로 잘 대변해 주고 있다.

태인동에 이러한 부를 안겨 준 사람은 김 양식법 창시자인 김여익 공.

김여익 공은 전남 영암 출신으로 병자호란 때 의병을 일으켰다 조정이 항복하자 이곳에 숨어살던 중 소나무와 밤나무 가지를 이용한 김 양식 방법을 창안해 보급했다.

이후 광양 김은 왕실에 바치는 특산물로 인기가 높았는데 하루는 임금이 광양 김을 반찬삼아 수라를 든 후 음식의 이름을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어 한 신하가 “광양 땅에 사는 김 아무개가 만든 음식입니다"고 아뢰자, 임금이 “그럼 앞으로 이 바다풀을 그 사람의 성을 따서 김으로 부르도록 하여라"고 분부해 ‘김’이라 했다고 전한다.

1714년 광양현감 허담이 김여익 공을 추모하고 김양식 보급에 대한 업적을 기린 비문을 짓고 비석을 세웠으나 오늘날 비석은 없어지고 비문만이 전한다.

태인동 궁기 마을에 자리한 김여익 공의 묘역과 사당은 1987년 도 기념물로 지정됐고, 1992년에 김시식 전시관이, 1999년에는 옆 마을인 용지마을 입구에 김시식지 유래비가 건립됐다.

용지마을 큰 줄다리기

이러한 태인동의 김 양식은 용지마을 큰 줄다리기라는 박진감 넘치고 웅장한 민속놀이를 탄생시켰다.

태인동 용지마을 큰 줄다리기는 3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속놀이로 풍수지리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마을 지형이 삼베를 감을 때 사용하는 삼각형 나무틀인 ‘들말’ 형국을 하고 있어 마을이 잘되려면 들 말에 삼베를 걸어야 한다고 해서 실을 뜻하는 줄다리기가 유난히 성행했다.

매년 정월 초사흘부터 줄 만들기를 시작하고 정월 대보름날 밤이면 안마을과 선창마을로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해 왔는데 안마을에서는 암줄을, 선창마을에서는 수줄을 만들어 메고 나왔다.

일반적으로 암줄은 황룡을, 수줄은 청룡을 뜻하는데 마을 앞에 용이 사는 연못이 있다는데서 유래된 ‘용지’라는 마을이름과 줄다리기는 깊은 관련이 있다고 전해온다.

특히, 줄다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지내는 용왕제에는 풍어와 태인동의 주 소득원인 김 풍작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이 있고, 진 잡이 과정에서 두 줄이 서로 주고받는 줄 소리는 후렴구가 발달하였고, 웅혼한 기상이 넘쳐나며, 고 걸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성 행위를 풍자하는 줄 소리는 해학적이며 익살스럽다.

큰 줄다리기에 쓰이는 줄의 규모는 머리 부분은 둘레가 1m 이고 꼬리부분으로 가면서 점차 가늘어진다.
길이는 40m이며, 곁 줄을 달기도 한다.
참가 인원은 소리꾼 2명, 응원농악대 25명, 줄 메기꾼 130여 명 등 총 인원이 작게는 150명에서 많게는 수 백 명에 달한다.

태인동 용지마을에서 전승되어 오고 있는 용지마을 큰 줄다리기는 2000년부터 '진상종합고등학교'에서 전승에 참여하고 있으며, 1993년 남도문화제에서 우수 작품 발굴 상을 수상한바 있다.

광양 경제 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풍부한 수산자원으로 부를 일구며 지역 경제를 이끌어 왔던 태인동은 금호동 광양제철소 입주와 함께 연관 산업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현재 80여 개의 연관업체가 입주해 지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현재 명당지구 국민임대산단 조성 공사가 한창이며 조선소 건설이 탄력을 받으면서 태인동은 부의 원천을 바다에서 육지로 자리를 옮겨 또 하나의 힘찬 비상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태인동에 기업이 유치되고 공단이 조성되면서 공해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고 주민과 기업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환경문제 해결이 기업이 풀어야할 당면 과제로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10일 포스코를 비롯한 태인산단 입주업체 48개사가 공동 참여하는 클린 태인동 만들기 협의회가 발족돼 태인동 지역의 환경 개선과 보전에 노력하기로 했는데 태인동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환경 개선의 의지가 수반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태인동은 지난 2004년에는 금호동에 케이파워광양복합발전소가 건설됨에 따라 산업자원부로부터 지원받은 17억7천여만원의 특별지원사업비로 (재)태인장학회를 창립, 태인초등학교와 태금중학교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위해 각종 장학사업을 집중 실시하고 있는 등 인재육성에도 크게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조성된 장학금은 모두 18억.
현재 장학기금 50억원을 목표로 지역 주민과 기업체, 출향인사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정일 시의원은 “태인동은 국가산업단지로, 앞으로도 기업들이 꾸준히 입주할 것이며 이로 인한 여러 가지 이득도 있지만 공해 등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와 갈등도 크다.
향후 해안도로, 태인2교 가설을 통해 교통량을 분산하고 녹화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주현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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