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명 100세의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의학으로 극복할 수 없는 특수한 질병이나 사고에 의해 조기에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90세 이상의 수명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장수는 고통이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스스로 식사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경우라 하겠다.

그리고 스스로 식사할 수 없는 것에서 치아의 기능은 절대적이다. 긴 수명으로 치아를 장기간 사용하다보면 피치 못할 문제가 바로 치아마모이고 이로인한 고통은 상당하다. 충치나 잇몸병은 세균에 의한 것으로 여러가지 방법으로 충분히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하지만, 마치 퇴행성 관절염과도 유사한 치아의 마모는 노인뿐 아니라 요즘은 장년의 연령에서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치아는 법랑질이라는 구조가 헬멧처럼 상아질이라는 속구조를 감싸고 있다. 치아의 마모문제는 법랑질이 다 닳아지고 그 속구조인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되면서부터 증상이 나타나는것이다. 그 증상은 찬 것이나 바람에 시리거나 씹을 때 시큰거리는 통증으로 나타난다.    
상아질은 법랑질에 비해 강도가 약하고 더 노랗고 치아신경과 연결되어 있어 감각기능이 없는 법랑질과는 다르게 감각을 느끼는 부분이다. 마치 피부가 벗겨져서 속살이 드러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치아의 구조는 인체의 다른 조직과 다르게 재생이 되지 않는 이유로 자연적인 치유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시간이 오래 지나다보면 상아질 속의 신경조직에서 나름 방어벽을 만들어 과민증에 둔감하게 될 뿐이다.

물론 노출된 상아질을 때우거나 씌우거나 코팅하는 처치법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것일 뿐 본래 단단히 있던 법랑질도 떨어져 나갔던 부위인데 바르거나 때운 재료가 잘 붙어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아무리 내진 설계를 단단히 했다하더라도 진도 7이상의 지진에서는 제대로 서 있을 건물이 별로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지진, 즉 강한 씹는 힘을 줄이기 전에는 닳아지거나 심지어는 깨져버리는 위험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장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닳아지거나 깨져서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치명적인 것이다. 과학과 의학이 더 발달하여 자동차 부품을 교환하듯이 뭐든 복제하여 교환할 수만 있다면 몸의 장기를 함부로 써도 대안이 있겠지만 우리의 시대에는 그런 도움을 받기는 어렵다. 삶의 양과 더불어 삶의 질을 논하는 요즘에는 피부와 중요장기의 노화방지뿐 아니라 소화기관의 첫 관문인 치아의 건강, 즉 치아의 마모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치아의 마모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이론상 아주 간단하다. 씹는 힘을 줄이거나 덜 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습관을 고치면 되겠지만 적게는 10년 많게는 50년 이상 익숙해진 씹는 습관을 갑자기 고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또한 잠자는 시간의 야간 이 악물기는 무의식중에 발생되므로 의지와는 관계없이 피할 수가 없다. 그리고 치아가 골고루 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을 방치하고는 씹는 힘을 고루 분산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특정 치아에서의 치아마모는 더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타고난 강한 씹는 힘을 줄이기 위한 약물요법으로 턱보톡스 시술이 개발되고 부정교합 개선을 위한 교정치료가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야간 이 악물기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탈착이 가능한 치아장치를 제작하기도 한다. 더불어 타고난 부정교합을 제외하고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씹는 힘이나 악무는 습관을 강화시킨다는 상관관계가 있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그것이 결국 몸의 긴장으로 나타나고 근골격계의 이상으로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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