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사람은 육신(肉身)과 영혼(靈魂: 육체에 깃들어 마음의 작용을 맡고 생명을 부여한다고 여겨지는 비물질적 실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죽음이란 곧 이 육신과 영혼이 분리되는 현상 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한다. 여기서, 예로부터 “식물은 땅심으로 자라고,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는데 위에서 말한 ‘밥’이 사람의 육신을 지탱하는 양분의 공급원이라 한다면 비물질적인 실체인 영혼을 지탱하는 영양분은 과연 무엇일까?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다.”라며 문화를 강조했다.  그리고 소설가 이외수 선생은 “문화와 예술은 사람의 영혼을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을 한다.”라고 했다. 이로 비추어보면 위 물음에 대한 답을 감히 ‘문화’라고 말하고 싶다. 문화가 바로 우리의 밥인 것이다.

 

정부는 문화융성을 4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정하고 문화국가 만들기와 문화가 있는 삶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정책기조를 이어왔다. 이에 따라 우리 시도 다양한 문화복지를 마련해 시민 행복을 뒷받침해 오고 있다.

 

올해 우리 광양문화예술회관은 총 열다섯 건의 기획 공연을 준비했다. 한 달에 한 건 이상을 공연하는 셈이다. 그 중 10건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국비 공모사업을 가져왔는데 5월 현재 국비 확보 금액만 9천5백만원이나 된다.  한편 천명에 가까운 단골손님까지 만들어낸 기획 영화는 올해 모두 열네 편을 상영해 시민들의 영혼을 적신다. 이와 더불어 매주 토요일에는 소공연장에서 토요문화학교가 열리고, 전시회를 비롯한 대관행사도 줄을 잇고 있다.  문화는 바쁜 일상에 지쳐 맥이 빠지고 풀이 죽은 우리의 영혼을 달래고 치유한다. 문화는 또, 우리 영혼의 꿈과 희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샘물이며, 갖은 퇴색과 탁함으로부터 자존을 지키게 하는 원기소이다.

 

저명한 역사학자인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의 미래는 여가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문화가 있는 삶이야말로 미래를 밝혀주며, 인간의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뜻이 아닐까?  온 천지에 새 생명이 푸름을 더해가는 신록의 계절에는 광양문화예술회관을 찾아 자신의 영혼을 썩지 않게 하는 문화의 향기를 불어넣자. 그리하여 그 향기가 자신의 영혼을 살찌우는 밥이 되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노래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