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의재,남농에서 프랑스 로랑그라소까지 
이이남 작가의 디지털 산수화 ‘눈길’

지난 23일 전남도립미술관이 개관했다.
광양에 이렇게 세련되고 멋진 문화공간이 생기다니... 미술관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설레임과 기대로 가득하다.
더구나 개관특별전으로 남도를 대표하는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의 옛 작품부터 남도의 정취를 미디어아트에 담은 이이남 작가의 현대작품 까지를 원스톱으로 감상할 수 있다.
지하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개관특별전은 전남 전통회화의 양대 산맥으로 칭송받는 의재와 남농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는 ‘의재와 남농:거장의 길’, ‘전통을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재해석해 전통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전통을 바라보는 시선의 확장과 의미를 재조명 한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 자연현상과 과학기술, 역사 속 사실과 허구, 과거와 미래의 경계를 넘나들며 탐색하고 실험하는 프랑스 현대미술 ’로랑그랑소:미래가 된 역사‘까지를 끊어짐 없는 동선으로 편안하고 여유롭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의재미술관이 소장중인 허백련의 1960년대 작품 ‘산수팔곡병풍’과 남농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허건의 1951년 작품 ‘조춘고동’등의 대작을 감상한후 조병연, 허달재, 김선두, 황인기, 허진, 장창익,이이남, 세오의 작품을 이어 감상하면 된다.
이중 이이남 작가의 2021년 作 ‘반전된 산수’는 7분14초 분량의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그동안 남도에서 쓰였던 시나 남종화의 이야기 등 남도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소재들을 디지털 영상에 담아 녹여 냄으로서 눈으로 보고 느끼던 기존의 실물 산수와는 다른 즐거움을 전한다.   
소치 허련의 고조손이자 남농 허건의 장손으로 현대 한국화의 독창적인 화풍을 이룬 허진 작가의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전시 역시 눈여겨볼만 하다.
한국 작가들 뿐 만 아니라 2008년 마르셀 뒤샹상 수상을 시작으로 쥬드뽐, 퐁피두센터, 허쉬혼미술관, 팔레드도쿄, 오르세미술관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어 국제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스 작가 로랑그라소(Laurent Grasso)의 ‘과거를 연구하다’, ‘오토’,‘미래식풀표본실’ 등 작가의 대표작 등 총 13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서양작가로서 조선시대 화가의 윤두서와 정선의 작품을 재해석한 ‘과거에 대한 고찰’이 눈에 띈다. 
개관전시회에 대한 특별한 기대감을 안고 남편과 함께 왔다는 한 관람객은 “국내외 여행을 가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현지의 미술관이다”며 “인구 15만의 소도시 광양에 이런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50대 후반의 이 관람객은 이이남 작가의 ‘반전된 산수’를 인상 깊게 보았다고 했다.
지난 23일, 개관과 함께 시작한 특별전시는 오는 7월18일까지며, 모든 관람료는 무료다. 편리한 관람을 위해 사전예약을 하면 좋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이다. (관람문의 061.760-3242)     

▲남농 허건 ‘조춘고동’

▲로랑그라소 ‘미래가 된 역사’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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