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잘도 흘러간다. 어제만 해도 푸르던 나뭇잎들이 하루가 다르게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가는 세월을 무슨 재주로 붙들 수가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10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하니 괜히 마음이 울적해 진다. 물론, 날과 달이야 해마다 되풀이 되지만 그 의미는 그 때마다 색다른 것 같다.

지금 나라 꼴이 몹시 어수선하고 불안하기 그지 없다. 대선을 앞두고 모든 정치인들은 경제보다는 대권에 마음이 쏠려있고, 기름값 폭등에 서민들의 어깨는 보통 무거운 게 아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희망을 부여잡고 열심히 살아야지.

아마 30대 후반을 넘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이용이 불렀던 '10월의 마지막 밤'이 생각 날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에는 참 무던히도 따라 불렀던 노래였다. 가사의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몰라도 나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되곤 했었다.

이 노래는 무명의 가수를 일약 스타의 반열에 세우는 진기록을 수립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 80만장의 음반 판매기록을 세웠다고 하니 실로 대단한 히트가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부드러운 멜로디를 타고 흐르는 가사와 이용 특유의 몸짓이 유명한 노래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사실 이 노래도 약간의 사연을 지니고 있다. 처음에는 조영남 씨가 취입하기로 하였는데 형편이 여의치 않아 이용이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노래 제목도 '구월의 마지막 밤이었지만 음반 발매에 맞추다 보니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고치게 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이런 저런 상황이 맞아 떨어지면서 결국 대 히트를 하게 되었고,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국민 시그널 음악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감정이나 잡고 노래 부를 맛이 나지 않겠지만, 그럴수록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환경은 바꿀 수 없어도 생각은 바꿀 수가 있지 않겠는가. 오늘 같은 날, 포도주라도 한 잔 하면서 이용의 10월의 마지막 밤을 나직이 읊조려 보자.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시방, 시월의 마지막 밤이 깊어 가고 있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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