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이 지난 3월 22일(월) 오후 2시 개관이 되었다. 옛 광양역이 있었던 추억의 장소에 도민정서증진에 큰 도움을 주고 광양문화예술의 랜드마크가 될 도립미술관이 힘차게 출발하게 된 것 이다. 이것은 산업도시로 각인된 광양이 문화예술도시로 새롭게 웅비하는 우렁찬 함성이요, 도약의 증표가 된 것이다. 

1967년 2월 9일 경전선 구간으로 개통된 광양역은 시민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선물해준 곳이다. 필자에게는 학창시절 새벽신문을 받아 자전거로 배달하던 삶의 현장 이였고 역 앞에 있었던 역전여인숙은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던 곳으로 늦은 밤 도착한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고 이른 새벽 열차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따뜻한 쉼터가 되어 주기도 했다. 그때는 통행금지가 있었는데 친구 어머니가 그냥 말아 주시던 시래기 국밥이 지금도 생각난다.  

방학이 되어 틈을 내 어머니가 일하시는 부산으로 갈 때면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면서 꿈을 그렸고 희망을 스케치 했다. 광양역에서 골약역, 옥곡역, 진상역, 하동역을 거쳐 부산역까지 정거하는 기차역을 세어가며 훗날의 행복을 색칠해 나갔다. 세월이 흘러 웅장한 규모의 도립미술관이 세워져 문화의 허기를 채울 수 있고 예술의 향기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힘겨운 세월을 버티고 보니 오늘-같은 날도 있구나” 요즘 유행하는 노래 가사처럼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우리들에게 도립미술관은 용기와 꿈을 심어주는 희망의 샘터가 되어 줄 것 이다. 
3월 23일부터 7월 18일 까지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의 작품이 전시되어 남종화의 전통과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광양시민과 도민들께는 입장료를 할인해 주니 꼭 시간을 내서 가족과 함께 즐겁게 나들이 하면 좋을 것이다. 

도립미술관을 둘러보고 나오면 이름이 정겨운 예술창고를 만나게 된다. 이 창고는 1969년경 건립된 두동의 건물로 당시 대한통운 광양지사의 양곡창고와 연탄, 시멘트저장, 벽돌공장등으로 사용되어 왔다. 시민들께서 기억하시는 故이경호 前보사부장관의 동생 故이경식님께서 운영 하시던 창고 이어서 더 반갑고 정감이 어린다.

2011년 광양역이 이전 하면서 방치되어 있던 폐 창고를 광양시가 야심차게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폐 산업시설 문화 재생사업’에 응모 치열한 경쟁 끝에 선정되어 2018년 3월부터 2021년 3월에 이르기 까지 3년 동안의 노력 끝에 미디어영상실, 이경모 작가 아카이브, 갤러리 공간, 전시장, 문화쉼터, 다목적실, 어린이 다락방 등이 꾸며져 시민들의 마음편한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부활하게 되었다. 

미디어 영상실에는 최신 영상장비를 갖추고 광양의 관광명소를 화면으로 소개 하는데 제주도의 빛의 벙커 보다 더 우수한 속도감과 화질을 선보여 주었다. 천장에는 10대의 빔 프로젝트가 화면을 송출하고 높이 9m 면적 51평, 길이 56m의 규모는 전국 최대의 실내 영상실을 자랑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광양출신의 사진작가인 故이경모선생의 귀한 사진이 전시되고 터치를 하면 화면이 확대되어 사진 설명까지 곁들어 있으니 광복이후 현대사를 사진으로 만나보는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 광양 어린이들의 소망을 담은 그림들과 어린이 영재인 전이수(14세) 동화작가의 작품을 콜라보한 영상 역시 호기심을 자극했다. 문화쉼터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다목적실에서 소모임을 하면서 다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아트 스테이션’ 광양예술창고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전남도립미술관과 예술창고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 드린다.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