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정부 대응을 설명하는 정례 브리핑 자리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아주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라는 말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조속히 종료되고 일상으로 되돌아가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닐 텐데 그의 발언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야 하다니.

그의 발언은 최근 들어 코로나19 감염의 확진세가 꺾인 모양새이지만 이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언제든지 폭발적 재유행이 시작될 수 있으며, 따라서 생활 속에서 감염병 위험을 차단하고 예방하는 방역활동이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손 자주 씻기, 마스크 상시 착용과 적절한 사회적 거리두기, 유증상시 진단 검사 받기 정도의 예방과 방역 일상화를 ‘다른 세상살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급격히 우리 생활들이 변화되고 있다. 

방역의 일상화는 달리 말하면 감염 위협의 일상화라고도 볼 수 있다. 그만큼 우리의 물리적인 활동 반경은 이제 조절(관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지속될 듯하다. 나라간의 이동은 많은 제약과 요구사항들이 따를 것이고, 대규모의 군중이 모이는 특히,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의 활동들은 더 이상 선호되지 않는 반면 소규모 형태들과 열린 공간에서의 활동들은 더욱 요청될 수 있다. 자그마한 경보에도 민감한 반응들과 작은 소동들이 보다 빈번해 질 수 있고 이에 상시적으로 적절히 대처할만한 방책들을 일상적으로 갖춰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현장과 오프라인에서의 관계와 접촉의 제한은 이전에도 진행되어 온 온라인 세계로의 의존과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만 보더라도 온라인 상품구매 배송은 24시간이 모자랄 판이고, 각 학교들은 등교를 대체한 적극적인 온라인(원격) 수업 방안들을 재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집단감염 우려에 각 기업들이 적극 도입한 재택근무 또한 이 온라인 환경에 기반하고 있으며, 마스크 구매나 확진자 동선 확인을 위한 공공앱의 등장과 효과적 활용 등은 인권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행정서비스로 제안되고 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모회사가 광고하는 ‘초일상’의 시대로 현실 세계는 변화해 갈 것이다.

지금의 이러한 상황을 너무 우려스럽게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이탈리아 고립된 아파트 주민들이 베란다를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받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온라인에서는 볼 수 있는 저마다 고립 상황을 극복하는 유희적 인간으로서 묘책들을 생산하는 모습 속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려움을 서로 극복하자는 수많은 지원과 응원, 지지 캠페인에서 “완전히 다른 세상” 또한 우리가 만들어간다는 만인의 선언 또한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우리 스스로가 기꺼이 과감한 한 발을 내딛을 수 있는가이다. 노력하는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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