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의 대변자로서 국정에 참여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제21대 총선거가 오는 15일에 실시한다. 대한민국은 1948년 첫 총선을 치룬 후 헌법을 만들고 정부를 수립했다. 그리고 스무 번의 선거를 치루면서 역사를 발전시켜 왔다. 세계 최빈국이 이젠 10대 경제 대국으로 번영하였고, 오랜 독재로부터 민주화를 이룬 모범국가로 발전했다. 
 

그러나 6.25 한국전쟁을 치룬지 70년이 되도록 아직도 남과 북은 정전협정으로 분단된 채 화해와 통일의 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게다가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는 자주 흔들리고 있으며, 우리 사회는 평화를 원하지만 만성적인 양극화와 불평등, 지역 갈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리의 대변자를 선출하는 날이다. 누가, 어느 정당이 더 정의롭게 민족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가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선거는 국민의 심판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우리의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해야 할 대단히 중요한 기회이다. 이런 때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며 누구를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를 깊이 생각해야 할 과제다. 따라서 오늘의 현실을 깊이 통찰하고 많은 것을 살피고 생각해야만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은 부끄런 A 학점보다 깊이 생각하고 정직한 B 학점이 더 낫기 때문이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아이히만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던 자였던 점에 악의 특징성이 있다고 했다. 아이히만은 자신을 상급자의 명령을 충실하게 수행한 평범한 공무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생각 없이 실행한 명령 복종이 수백만의 유대인을 학살하는 만행의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아렌트는 이를 ‘악의 평범성’이라 했다. 특별한 악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없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악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유가 없는 행동이 악이라는 말이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다. 이제는 생각을 가다듬고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단계다. 사람마다 생김새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모든 시민이 생각하는 이상도 천차만별일 터이다. 국회의원 선거에 즈음하여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희망을 밝힘으로 신성한 투표권을 행사할 때에 만분의 일이라도 참고가 될 수 있을까 하여 몇 가지 사견을 소개한다.
 

첫째, 남,북 평화 통일의 비전을 가진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한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조국은 하나다. 통일은 두 동강 난 민족이 하나 되는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다. 남,북 통일의 시대정신을 구현하여 완전한 자주독립 국가를 세우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 믿는다. 평화 통일을 이룸으로써 더욱 번영하는 대한민국에서 살기를 소망한다. 
 

둘째, 특권 의식을 내려놓고 풀뿌리 민중과 소통할 수 있는 겸손한 후보자다. 국회의원 연봉은 최저임금의 7배가 넘고, 보좌관을 9명까지 두는 등 온갖 특권을 누린다. 특권층을 형성하고 권세를 누리는 국회의원은 국민이 바라지 않는다. 하느님 앞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것이 민주주의 기본 철학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위자가 아니라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는 일꾼이다.
 

셋째,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바라는 꿈을 꾼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다운 사람을 찾는다. 세상에서 가장 으뜸은 사람이다. 세상의 모든 조직이나 제도는 궁극적으로 사람 살자는 것이요, 사람 살리자는 것이다. 말 잘하는 후보의 입을 보지 말고 그의 삶과 행적을 살펴본다. 그의 과거와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보면 안다. 지역에 돈 많이 끌어온다고 좋은 국회의원은 아니다. 경제 논리로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그 인격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다. 시민의 상전을 뽑는 것이 아닌, 겸손히 섬기는 심부름꾼을 뽑는 것이다. 민주 시민에게 주어진 신성한 주권행사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역사는 절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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