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사업 코치인 게리 켈러의 저서 『The one thing』에 의하면, 2009년 런던대에서 습관과 관련한 실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어떤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잡는 데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두 달 집중하면 좋은 습관들이기나 나쁜 습관버리기가 가능하다는 희망 메시지이지 않은가? 

필자에겐 여러 사람의 기분을 유쾌하게 하는 좋은 습관 한 가지를 가지고 있다. 산행이나 걷기 운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것이다. 이 행위는 내 영혼을 정화시키는 의식(rite)에 해당되며, 그 역사는 이십 수년을 자랑한다. 매주 주말에 아내와 함께 건강 산행을 한다. 이때 필수품으로 챙기는 물건이 큼지막한 비닐봉투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인근 산들, 지척에서 손짓하는 가야산과 구봉산을 비롯하여, 약수를 떠 오며 자주 어울리는 백운산의 억불봉과 노랭이봉은 친숙한 벗이다. 조금 더 멀리에는 가끔씩 찾아가도 서운해 하지 않고 반갑게 맞아주는 천관산, 팔영산, 조계산, 망운산, 월출산 등이 있다. 이런 산들을 찾으면서 그 동안 주운 쓰레기의 총량이 얼마나 될까 나 스스로도 자못 궁금하다.  

돌이켜 보면 그 옛날엔 산 정상에서 삼겹살 파티에 소주 한 잔을 하는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웠고 아무런 제재도 없었다. 당연한 일로 산행 길 여기저기엔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어 허리를 굽힐 일이 많았다. 요즘엔 성숙해진 시민의식 덕분인지 대체로 깨끗해져 쓰레기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오늘도 이 비닐봉투를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아내와 내기하며 산행에 나선다. 그런데 신통하게도 산을 오르내리며 줍다 보면 큰 비닐봉투가 가득 찬다. 아내와 함께 걷고 있지만 내 눈에만 쓰레기가 보인다. 길 좌우 숲길 5미터 저 안에까지 나의 레이더가 작동한다. 멀리 숨어 있는 페트병과 배즙 봉지가 눈에 들어와 숲길을 비집고 들어가 줍는다. 가시나무에 긁혀 팔뚝에 피가 나도 마음은 즐겁다. 주울 때마다 내 영혼이 맑아지기 때문이다. 오르내리며 덤으로 듣는 칭찬의 말도 기분이 좋다. “좋은 일 하시는군요. 보기 좋습니다.”, “수고하십니다.”

한때 기업에서 리더들에게 ‘칭찬 리더십’을 강의하면서, 아내에 대한 칭찬거리를 노트에 적게 하였다. 좋은 습관들이기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몇 가지 적다가 망설이며 쓸 게 없다고 투덜거린다. 이때 필자의 사례를 이야기해 주면서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찾아내는 자세로 다시 찾아보라고 한다. 그러고 나면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무려 32가지를 적어 발표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이 교육을 마치고 나서 6개월 후 설문조사를 했는데, 조직 문화가 상당히 부드러워지고 밝아졌다는 성과를 얻은 기억이 새롭다. 좋은 습관들이기에 성공한 셈이다.  

좋은 습관 한 가지를 추천하고자 한다. 소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언어를 순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코치들은 코칭 대화에서 중립적 언어(clean language)를 사용한다. 중립적 언어란, 코치자신의 판단, 비난, 평가로 오염시키지 않은 사실에 초점을 맞춘, 말 그대로 깨끗한 언어를 말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중립적 언어 사용의 습관화는 소통을 원활히 해줄 뿐만 아니라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 줄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대화다.

김 대리: 팀장님하고 일하기 정말 힘들어요.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간섭하시니 미칠 지경입니다. 손 파트장: 김 대리, 엄살이 심하군. 처음 겪는 일도 아니잖아, 적당히 시키는 대로 해. (가 아니라, ““김 대리, 팀장님과 일하기가 많이 힘든가 보구나!”” 처럼 말이다)그 사람의 습관을 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얻게 될 성취는 한두 번의 행동이 아닌 삶에서 만들어진 습관에서 나온다. 좋은 습관 들이기 혹은 나쁜 습관 버리기는 선택적 집중의 힘에서만 나올 수 있다. 필요한 기간은 66일이다. 좋은 습관 들이기에 성공한다면 매일매일 충만하고 행복한 일상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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