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부시장으로 발령을 받아 광양에 온 지 2개월이 조금 넘었다. 아직 파악할 부분이 많지만 알면 알수록 광양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것을 느끼고 있다.  광양부시장으로 발령이 나자  ‘전남 최초 여성 행정전문가 부시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최초’라는 수식은 영광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내가 잘 해야 차기 여성들의 입지가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77년 9급 공채로 공직에 발을 들여 놓은 지 40년 만에 부시장이 된 것이다. 그동안 나는 전남도청 감사관실, 대변인실, 자치행정과와 여성가족과장, 보건복지국장 등을 거치며 두루두루 행정의 경험을 몸으로 익혀왔다. 문제는 이런 나의 경험을 어떻게 광양시 발전을 위해 오롯이 녹여낼 수 있는가가 요즘 나의 최대 고민이며 화두다. 

사실 광양시는 많은 매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그 중에 「아이행복, 청년희망, 여성안전, 어르신 건강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한 광양시의 노력은 타 지자체들이 결코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탁월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부시장은 말 그대로 시장님의 시정철학이 최대한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돕는 게 일 차 역할이다. 그래서 나는 시장님의 시정철학과 또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그동안 내가 경험해 온 모든 노하우를 쏟아 부을 각오를 다지고 있다. 또 그게 부시장으로써 마땅한 도리라 생각하고 있다.  

요즘 광양시는 행복이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3년간의 노력 결과 올해 7월 전국 최초 어린이 보육재단을 설립하였으며, 보육재단의 선도 사업으로 대체인력 상시고용이 어려운 어린이집에 대체보육교사 지원사업을 추진해 선진복지를 실현했다.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으로 재직 당시 어린이집 대체보육교사 지원에 대한 요구가 많았지만 추진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광양시가 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도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른다. 또한 아이들의 명품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교육환경개선사업 등 교육분야에 매년 100억원 이상을 지원해, 주요 대학 합격자를 매년 200명 이상 배출하고 있으며, 백운장학금 지급 대상자 확대, 서울 공공기숙사 및 남도학숙 운영 등으로 학생들의 학업전념을 돕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광양시의 복지는 시민들이 체감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는 게 내 판단이다. 2015년 지역복지사업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유다. 그리고 시민 모두가 건강한 지역사회 구현을 위해 광영 건강생활지원센터 건립, 주민참여형 건강마을 만들기, 생활터 중심 통합 건강증진사업 추진, 건강도시 만들기 민?관?학 협약체결 등으로 `16 건강증진사업 전략부문 우수상 수상, 도내 최저 의료부담비, 건강랭킹 시 단위 전국 3위를 이끌어내는 등 이런 업적만 살펴봐도 광양시의 도시 품격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특히 내가 보람을 느끼는 것은  나의 관심분야와 광양시의 주요사업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에 광양시와 인연이 맺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앞으로도 각 분야에서 추구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나는 한그루 나무처럼 묵묵히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리라 마음먹고 있다. 

내가 좋아 하는 사자성어 중에 세답족백 (洗踏足白)이 있다. 남의 집 빨래를 씻다보면 내 발꿈치가 희어진다는 뜻으로, 남을 위하여 한 일이 자기에게도 이득이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결국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게 곧 나를 위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나 역시 부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는 시장님과 시청 공무원들을 비롯해 광양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빨래를 하는 심정으로 임할 각오를 다져본다. 비록 광양에 온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나는 지인들에게 이런 농담을 던지곤 한다. 광양시는 ‘볼매시‘ 요, ’알매시‘ 라고.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치는 도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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