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백운산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한 군인들로 추정되는 유해 3구와 군화 등 유류품이 최초로 발굴됐다. 무엇보다 전남에서는 17년 만에 발굴된 전사 군인(추정)의 유해라는 점에서 관계당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백운산이 빨치산과 국군 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격전지였다는 것이 67년 만에 확인됨과 동시에 백운산이 아픈 우리의 역사를 품고 있던 곳임을 증명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구의 유해는 육군 31사단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 10일부터 4주간 백운산 일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 조사’ 과정에서 발굴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지난 16일과 18일에 백운산 정상 1222고지 등산로 주변에서 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각각 1구 씩 발굴했으며, 22일에는 한재에서 정상 쪽 약 800여m 지점 등산로 옆에서 유해 1구를 추가로 발굴했다. 

 이 과정에서 전투화 3족과 버클, M1소총탄 50여발, 야전선 전투화에 달린 단추 등 152점의 유류품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된 유해는 31사단 광양대대 임시 보관소에 안치했다가 경북 칠곡에 있는 임시 감식소에서 1차 감식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후 현충원에 있는 유해발굴감식단 중앙 감식소로 옮겨 유해의 키와 나이, 성별을 감식하고, 유전자 시료 채취 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해 확보한 유가족 유전자와 대조작업 거친 후, 감식절차를 통해 국군의 유해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정밀한 분석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백운산 서부능선 골짜기 일대는 6·25전쟁 직후 빨치산과 국군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로, 광양 백운산에서 1951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군·경과 빨치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6·25전사자 유해 발굴은 6월2일까지 4주간 형제봉~도솔봉~따리봉으로 이어지는 광양 백운산 서부능선 골짜기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특히, 백운산 형제봉 능선은 구례 간전을 통해 지리산으로 넘어가는 전략적 요충지로 6?25 전쟁 전후에 빨치산과 국군 간 피의 전투가 장기간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며, 지난 2013년도에 유해발굴을 실시한 적이 있으나 당시 발굴 실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