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 마디로 비우는 삶을 말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쇼핑은 물론 물건에 대한 애착을 끊는 것도 이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막상 실천을 하려고 하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 모습만 해도 그렇다. 워낙 책을 좋아하다 보니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구매부터 하고 본다. 그러다 보니 집안은 물론 사무실 전체가 도서관처럼 되고 말았다. 지금은 어떤 책을 하나 찾으려 해도 뒤죽박죽 된 바람에 쉽게 찾지도 못하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 세상에서 마주치는 혼란의 반은 우리가 얼마나 적은 것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는데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는데,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지 싶다.

그렇다.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것들 속에 포진 된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물건의 잉여(剩餘)가 결국은 권태의 잉여를 낳게 되는 셈인데, 이것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면 “나는 소유한다, 고로 존재한다” 는 명제로 둔갑 돼 죽을 때까지 우리 삶을 피곤하게 만들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자고로 잘 비우고 버리는 사람이 행복감도 높다하니,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어떨까? 그러잖아도 지난주 사무실을 옮길 때, 내 딴에는 많은 책을 버린다고는 했으나 여전히 버릴 것투성이다. (그런데도 며칠 전에는 또 중마동에 문을 연 중고 서점 주변을 기웃거렸다) 무소유란 전혀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필요 없는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라는 정의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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