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광양 곳곳이 꽃 폭죽 터지는 소리로 요란하다. 매화가 일제히 꽃 폭탄을 터트리고 나니, 진달래와 벚꽃이 ‘우리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듯 또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다. 이 좋은 만화방창(萬化方暢)의 계절에 방안에만 있다는 것도 봄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 사람들은 여기저기 꽃 나들이 약속을 잡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하긴, 이런 봄날에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들뜨지 않고는 배겨 낼 재간이 없을 테다. 

이렇게 봄의 일상을 지켜보는 데 불현듯 ‘世與靑山何者是(세여청산하자시) 春光無處不開花(춘광무처불개화)’라는 경허스님 선시가 떠올랐다. “세속과 청산, 어느 쪽이 옳은가. 봄볕 드는 곳에 꽃피지 않는 곳이 없도다” 그렇다. 봄볕은 꽃과 풀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햇볕을 제공해준다. 다만, 분별심이 부족한 인간들만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하며 왈가왈부 시시비비를 따질 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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