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에 발을 들여 놓고 사는 사람치고 ‘우라까이’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우라까이란 말은 남의 것을 베껴서 대충 재조합해 기사화 내지 방송화하는 언론계의 은어다.

물론 항상 ‘그렇다‘ 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기자노릇을 하다 보면 한두 번씩은 그런 전력을 가지고 있게 마련일 터. 하긴 무슨 재주로 매사에 창조적인 글을 쓸 수 있겠는가. 

성자로 추앙받는 공자님도 우라까이 비스무리한 것을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공자는 자기가 말한 모든 것들이 술이부작(술꾼들 귀에는 술이부족(?)으로 들리겠지만)에 불과하다고 털어 놨다. 술이부작(述而不作)은 ‘옛것을 서술만 했을 뿐, 결코 창작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해석하기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진술이다. 그래도 공자는 그런 지식을 모두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가르쳤던 것을 알 수 있다. 
 

조금 궁색한 변명 같겠지만 우리 삶 자체가 어쩌면 그렇게 우라까이를 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고수는 남의 것을 훔쳐오고 하수는 자기 머리를 쥐어짠다는 말이 있다. 그 결과 고수는 창조의 자리까지 올라서게 되는 반면에 하수는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인데, 모방을 창조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 세상의 모든 창조물은 하이브리드(통섭)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모방을 거치지 않은 창조는 없기 때문이다. 자고로 우라까이 수준을 넘어 서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책을 읽고 사색하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지 싶다. 이는 비단 기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창조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야할 통과의례지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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