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저마다 마음의 안전지대가 필요하다. 안전지대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거 없다. 퇴근 시간에 만나 차 한 잔 나누면서 눈만 맞춰도 된다. 현대인들이 날마다 SNS와 접속하는  것도 어쩌면 마음 한 평 쉴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싶어서 그러는지도 모른다. 내가 힘들 때 빈정거리지 않고 따뜻한 말로 위로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찾고 싶은 것이다. 

어른이 됐다고 해서 완벽한 것처럼 위장할 필요는 없다. 어른이라는 껍질을 뚫고 들어가면 아직도 덜 자란 어린 아이가 몸을 웅크린 채 폐쇄된 마음의 감옥에서 울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꺼내주기를 원하면서 말이다. 문제는 그런 어린아이를 꺼내 줄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다는 데 있다. 적어도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감대’라는 눈이 있어야 하는데 그 또한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격려 받고 위로를 받을 땐 ‘비극의 보편성을 함께 공유’할 때라고 하는데,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지 싶다. 우리는 다 그렇게 위로 받고 또 사랑받고 싶은 존재들이다. 그래서 재물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마음의 안전지대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했던 것이다. 결코  짧지 않는 인생, 적어도 그런 안전지대 하나쯤은 구비 하고 있어야 비상시에도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할 수 있을 터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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