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이라는 접두관형사는 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특히 첫사랑, 첫 키스, 첫 만남, 첫눈 등이 더 그렇다. 그 중에 첫눈이라는 낱말은 이상하게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시인 정일근은 첫눈이 내리는 날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잠시 교과서를 덮어라/첫눈이 오는 구나/은유법도 문장성분도 잠시 덮어두고/저 넉넉한 평등의 나라로 가자/오늘은 첫눈 오는 날 …’ 생각 같아서는 빨리 광양에도 첫눈이 내려 지저분한 추문들 모두 덮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을 담아 지인이 3년 전 봉강하조 마을에 내렸던 첫눈 풍경을 sns에 올렸다. 아마 다 같은 심정일 거라 생각하며 이렇게 철지난 사진을 올린다. 아무렴, 첫눈이 오는 날에는 상처도 근심도 모두 덮어두고 넉넉한 그리움의 나라로 가는 게 최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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