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헤지아(parrhesia)"라는 단어는 ‘진실을 말하려는 용기’를 뜻하는 말이다. 사람은 생래적으로 누구나 할 것 없이 진실을 말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 진실이 내게 위협이 되거나 내 조직에 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입을 닫는 것뿐이다. 그러나 사회가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선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용기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파르헤지아는 단순히 진실만 말하는 게 아니라, 내 목숨이 위태롭게 될 위험이 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당당하게 사실을 증언하는 것을 뜻한다.

고대 현인들에게 있어서 이  파르헤지아는 가장 중요한 실천적 과제의 하나였다. 진실이 진실로써 가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결코 계산을 해서는 안 된다. 계산이 들어가는 순간 진실은 퇴색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기꺼이 독배를 마신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진실은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다는 것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 주고자 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요구 되는 게 바로 이 파르헤지아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진실을 말해야할 의무가 있는 청와대가 오히려 진실을 감추고 국민들이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는 사실이다. 진실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법인데, 그 기간을 넘기고 있는 청와대(靑瓦臺)가 답답할 뿐이다. 그러다 청화대(靑火臺)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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