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못할 약속을 참 많이 했습니다. 때론 미안한 마음 때문에 원하지 않는 약속을 잡기도 했습니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그간 지킨 약속보다 지키지 못해 펑크 낸 약속이 더 많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키지 못한 ‘약속’ 때문에 ‘야속’한 마음을 품었을 사람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갑니다. 가끔은 실리(實利)때문에 선약을 파기하기도 했습니다.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할 수 있으면 앞으로 선약은 취소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굳게 먹습니다만, 이 또한 일회용 반성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것, 당신도 잘 알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약속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꼭 지켜야겠다고 재다짐을 해 봅니다. 서로를 묶어주는 끈이 끊어지게 되면 그 보다 더 마음 아픈 일도 없을 테니까요. ‘약속할 약(約)’ 자와 ‘인연 연(緣)’자에 ‘실 사(絲)’ 변이 들어있는 이유이지 싶습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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