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 중마동에 중고서점이 하나 생겼다. 그게 뭐 대수일까만, 그래도 술집이 생긴 것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싶다. 그렇다고 술집을 폄하해서 하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하도 술집이 많다 보니 서점 생긴 게 신기해서 하는 말이다.

50평 남짓한 헌 책방에 들어서면 오래된 종이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데 결코 싫지가 않다. 책의 향기이니까. 비록 새 책이 주는 매끈한 촉감은 느낄 수 없지만, 그래도 손때 묻은 헌 책을 만지는 것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재수 좋으면 도서 상품권이나 지폐도 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ㅎㅎ

아무리 먹고 살기 바쁘다 해도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자기 인생을 직무유기 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하긴 그런 절박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타박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사람이 사람다운 가치를 가지고 살려면 기본 소양은 쌓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이번 가을에는 꼭 시간을 내서 한번 들려 보시기 바란다. 책방은 중마 터미널 근처에 있다. 책방 이름은 ‘형설서점’인데, 순천에 있는 형설서점이 지점을 낸 모양이다. 책의 종말을 고하는 시대에 참으로 용기 있는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가격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으니 이참에 몇 권 골라 가을철,  마음의 보양식으로 삼아보는 것은 어떠실는지.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