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여기저기 미안한 마음 가득하다. 특히 공무원과 기업 집단에겐 그 미안함의 강도가 더 크다. 그들이 무슨 죄일까만, 단지 나랏돈과 회사 돈을 먹고 산다는 이유 때문에 종종 기자의 표적이 되곤 한다.

좁쌀만한 동네신문이지만 밥값을 한답시고 가끔은 갑질 비슷한 짓을 할 때도 있었다. 그래봐야 콧방귀도 뀌지 않겠지만, 어쨌거나 무늬만 기자일지라도 ‘記者‘ 라는 어감이 때로는 폭력으로 둔갑하기도 하는 법이다.

심지어 시도 때도 없이 불쑥 전화를 걸어 마치 죄인 심문하듯 다그쳐 묻기도 했었다. 그러다 협조가 잘 되지 않는다 싶으면 은근히 협박성 맨트를 날리 때도 있었다. 가끔은 이녁생각을 따옴표로 묶어서 일방적으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으며, 글 쓰는 재주가 미천하다 보니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도 많았다.

그동안 기사 때문에 상처받은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 그렇다고 해서 똑 같은 짓을 반복하지 않을 재주는 없지만, 될 수 있으면 목에 힘(?)을 빼고 정중히 대하도록 노력할 작정이다. 하지만 인간이 완벽하지 않고 사회 시스템이 불완전한 이상, 누군가는 이(기자) 짓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자동차가 필요악이듯이 기자 또한 필요악인 셈이다. 다만 필요악(必要惡)을 필요약(必要藥)으로 바꾸기 위해 자성과 자정의 노력을 하도록 힘써보기는 하겠지만, 얼마나 오래갈지는 장담 하지 못하겠다.

이 지면을 대신해 10년간 음으로 양으로 인터뷰해주시고 기삿감이 되어 입방에 오르내린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동시에 전한다. 기자의 스펙이 욕 얻어먹는 것과 사실 보도인데, 욕을  안 얻어먹는 좋은 기자보다 욕을 얻어먹더라도 사실을 보도하는 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믿거나 말거나 조금이라도 투명한 세상을 만들고자 함이다. 기자라서 정말 송구하고 미안할 뿐이다. 살다보니 어떻게 그렇게 됐으니 심하게 추궁하지는 마시길^^.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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