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하면 다들 고개부터 흔들지 싶다. 물론 쉽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어렵다고 말하기도 좀 그렇다. 왜냐하면 주역이 생성된 당시에는 그처럼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주역을 사주팔자와 연관을 짓던데, 그처럼 사이비도 없을 것이다.

요즘 나는 아침으로 주역을 읽고(보고) 있다. 주역의 대가로 불리는 김승호씨가 쓴 책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역은 결코 어렵거나 심오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편견이 덧입혀 지다보니 주역은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책으로 오해되고 말았던 것이다.

주역은 아무나 읽어도 되는 책이다. 다만 점만 치려고 덤벼드는 자는 결코 주역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내가 보기에 주역은 우리 삶의 순환과정을 기호로 보여주는 책에 다름 아니다. 고로 주역은 내 삶을 위시해 주변과 세계의 흐름에 대해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64괘를 다 알 필요도 없다. 아니 64괘 마지막 괘 조차 미제(未濟 )로 끝을 맺고 있는 것을 보면 주역 자체도 결국은 완성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주역을 대할 때는 마치 심오한 천기누설을 대하는 것처럼 하지 말고 그냥 삶의 순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부사이가 좋지 않으면 어떻게 하면 부부사이가 좋아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그리고 지금은 물러날 때인지 아니면 나아가야 할 때인지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재밌는 것은 주역(周易)이라는 책 이름이다. 대부분 주나라 때 완성한 책이라 주역이라고 불렸다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주(周)자체가 바로 돌고 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한자다. 즉 주역이란 돌아가면서(周) 변한다(易)는 뜻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주역은 세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 데 바로 이간(易簡), 변역(變易), 불역(不易)이 그렇다. 이간은 말 그대로 천지의 자연현상은 끊임없이 변하기는 하지만 항상 일정한 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이하다는 뜻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류는 혼돈 속에서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변역이란 음과 양의 기운으로 항상 변한다는 뜻이다. 불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항구불변의 법칙을 따라 변하기 때문에 그 자체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솔직히 말해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름대로 예측은 가능하지만 확실히 알 수는 없다. 그런고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그런 뜻에서 보자면 명심보감의 다음 구절이야말로 명답이 아닐까 싶다. 欲知未來(욕지미래)면 先察已然(선찰이연)이니라. “앞으로 닥칠 일을 알고 싶거든 먼저 지나간 일을 살펴보라”

맞다. 지금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게 바로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됐지, 왜 굳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걱정을 가불하면서까지 살아야 한단 말인가. 내가 내 삶의 주역(主役)이며 또한 미래의 주연(主演)이므로 주인공답게 자기 삶을 책임있게 살면 되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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