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모든 게 막연하다는 생각이들 때가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들떴던 마음이 어느새 싸늘하게 식어 버리기도 한다. 이 마음이라고 하는 게 애당초 종잡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데는 도무지 대책이 없다.

그럴 땐 마음에 집중하기보다 다른 일을 찾으면서 그런 불안과 부정적인 마음으로부터 잠시 떠날 필요가 있다. 
며칠 전 막내아들을 배웅하기 위해 터미널에 갔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린 누군가가 출구를 향해 걸어가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묘하게 다가왔다. 마치 새로운 세계로 빠져나가는 듯한 모습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이런 말을 읊조리며 잽싸게 카메라에 담았다. “무슨 일을 도전하는데 있어서 미리 겁먹지 마라. 출구는 항상 너를 위해 열려 있으니까.”

정말 그렇다. 우리는 너무 많이 망설이고 재다가 인생을 낭비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영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이며 극작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버나드 쇼는 이런  묘비명을 남겼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어디 버나드 쇼만 그러겠는가. 우리는 다 그렇게 ‘우물쭈물 병’에 조금씩은 걸려 있는 환자들일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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