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2월 항만공사에서 열린 협약식

 지난해 광양시가 광양항을 통해서 처음 국내로 들어오는 에콰도르 바나나에 대한 기대는 무척 컸다. 이는 광양시뿐만 아니라 전라남도 차원에서도 꽤 기대했던 사업이었다.

 그렇게 광양항 배후단지 내 투자와 전남의 농·수산식품 수출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한지 1년6개월이 지난 지금 에콰도르 바나나를 싣고 오는 배도, 전남과 광양의 농·수산식품을 수출하는 배도 보이지 않는다. 광양시에 따르면 현재 에콰도르 바나나 광양항 직항로 개설 및 입항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7월까지 8개의 컨테이너만 광양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관계자는 “에콰도르 바나나 수입업자의 일신상의 이유로 몇개월 간 연락이 안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시 연락이 되고 있고  에콰도르 바나나는 부산항을 통해 정상적으로 수입되고 있는 상태이다”며 “광양항으로 수입이 안되고 있는 이유는 냉동·냉장창고 건립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지난 4월 에콰도르 현지에서 지진으로 인한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동·냉장창고 건립 예산이 올해 확보되지 않으면 내년에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예산을 마련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문까지 온 상태여서, 그렇게 되면 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시는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이낙연 도지사와 정현복 광양시장, 선원표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파트리시오 폴란코 나트프레스코아시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양항 배후단지 내 투자와 전남의 농·수산식품 수출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들은 광양항 서측배후부지내 5만4000㎡ 규모의 냉동·냉장창고 건립과 향후 광양∼에콰도르 간 직항로를 개설해 광양항이 아시아∼남미 간 물류 거점 항만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지만 현재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정부가 에콰도르와 경제협력협정 3차협상을 통해 시장개방을 논의하고 있어 지연되고 있는 광양항으로의 에콰도르 바나나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업에 어려움이 많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일각에서는 과거 광양시의 항만관련 사업의 실패에도 주목하며 신중하지 못한 행정을 비난하고 있다. 모 사회단체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광양~일본 카페리항로 재개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이미 4년 전에 실패한 이유는 누구보다 광양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며 “그때도 에콰도르 바나나처럼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을 보면 카페리나 에콰도르 바나나 사업 모두 빈 수레가 요란했던 사업이다”고 지적했다.

 거기에다 여수신항의 접안시설 확충으로 일시적이었지만 광양항에 입항했던 대형크루즈선  역시 2013년 첫 광양항에 입항 당시부터  대부분의 승객들은 인근 순천이나, 여수, 부산 등으로 떠나 관광객은 거의 광양에 머무르지 않아 빈약한 관광인프라에 대한 광양시에 쏟아지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배와 유독 인연이 없는 광양시, 신중하지 못하고 준비가 미흡했던 행정력에 문제는 없는지 다시 한 번 재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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