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더위 때문에 모두가 아우성입니다. 며칠 전에는 에어컨 때문에 아내와 말다툼까지 벌였답니다. 원인은 그놈의 누진세 때문인데, 퇴근 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에어컨을 좀 틀자고 했더니, 참으라고 하지 뭡니까?

내 딴에는 마음이 제법 넓은(?) 편에 속한다고 스스로 자부해 왔는데, 더위 앞에서는 그런 것도 소용이 없더군요. 물론, 아내 말에 순순히 따르기는 했지만 서운한 감정은 쉽게 사라들지 않더군요. 하지만 아내도 더위가 심했는지 저녁으로 잠깐씩만 틀자고 하더군요.

나는 어린애처럼 좋아라하며 소파에 누워 잠시 에어컨 바람으로 호강을 누렸지요. 그런데 그 호강이 곧바로 걱정으로 변하더군요. 누진세 폭탄 때문이었죠. 누진세가 머리를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 마음 놓고 에어컨 바람을 쐬지 못하겠더군요.  아마 대부분 가정이 그러지 싶네요. 우리 같은 서민들이 받은 최고의 재능은 참는 것인데, 이왕 참는 김에 조금만 더 참자구요. 그러잖아도 요즘 해가 짧아지고 새벽 공기가 조금 달라진 것을 보니 가을 냄새가 나기는 나더군요.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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