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이 연휴로 지정돼 난처한 입장에 빠진 사람들이 제법 많을 것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그렇게 공휴일로 정했다고 하는데, 그런다고 내수경기가 살아날지는 모르겠으나, 환영해야하는 건지 아니면 반대해야하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바빠진 곳은 방과 후 공부방들이라고 한다. 먹고살기 힘든 맞벌이 부부들은 연휴도 쉬지 못해 아이들을 공부방에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 황금(?)같은 연휴를 그냥 보낼 수 없어, 가족 카톡방에 ‘가족 여행간다’고 일방적인 문자를 날렸다. 그랬더니 딸은 보성다향제 연주회 가야하고 토요일은 또 나름대로 약속이 있단다. 그리고 올해 대학교 새내기가 된 막내는 친구들과 함께 보낼 것 같다는 묘한 암시를 남겼다.

군대 제대하고 집에서 잠시 미래의 원대한 꿈을 그리고 있는 큰 아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하긴 다 큰 애들이 부모를 따라 나선다는 게 오히려 비정상적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다음과 같은  강압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이틀이 될지 하루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족 여행은 간다고. 그리고 틈틈이 문자를 확인하는 데, 아무런 대꾸가 없다. 어쩌면 대부분 가정들이 그렇게 살아들 가지 싶다.

조금 서운하기야 하지만, 각자 자기 삶의 패턴이 있는데 무리해서 고집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확실히 가족여행은 어렸을 때 가야 제 빛을 발하는 법이다. 그 때를 놓치면 후회(필자처럼)해도 소용이 없다. 그나저나 여행은 다리 떨릴 때가 아닌 가슴 떨릴 때 가야하는 법인데, 아내하고 둘이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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