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눈에 안경이라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이런 덕분에 사람들은 서로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전혀 아닌 것 같은데 당사자들은 아무 불편 없이 잘 사는 모습을 보면 그 속담이 정말 맞다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그런데 이 속담이 과학적이라는 연구 발표를 보고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우리 몸은 당사자들이 의식하지 못해도 이미 과학적으로 반응하고 있었던 셈이다.

다른 사람 눈에는 아무리 보잘 것 없어 보여도 제 마음에 들면 좋게 보이게 마련이다. 실제로 연구진들은 3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들은 실험대상자들에게 온라인으로 200명의 얼굴을 보여주며 선호도에 따라 등급을 매기도록 했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얼굴에 대한 선호도는 우리의 유전자(DNA)가 아닌 성장한 환경에 따라 형성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의 특별한 경험이 미적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어떤 환경이 우리의 미적 선호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움의 기준이 보편적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취향이라는 것은 입증된 것이다. 

필자 역시 며칠 전에 안경을 새로 맞췄는데, 예전과 달리 새 안경을 써도 사물이 흐려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노안(老眼)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의 안경이지 싶다.

지옥과 천국은 마음의 렌즈에 따라 좌우 되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우리 선조들이 왜 마음을 밝게 닦아주는 명심보감(明心寶鑑)이라는 책을 남겼는지 알만 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