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농협 허순구 상무는 “올해도 쌀 수확은 풍년이지만 수확의 기쁨을 맞보기도 전에 시름만 깊어가는 게 농민들과 우리 농협의 현실” 이라며 한숨부터 내 쉬었다. 이어 “요즘 같은 수확철에는 수확한 벼가 한꺼번에 밀려들고 있어 도정은 물론 쌀을 저장하는 문제도 보통 심각한 게 아니” 라며 걱정부터 먼저 했다.

그러잖아도 광양시 미곡처리장은 광양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 유일하다. 그러다 보니 한꺼번에 수매한 쌀이 몰리면서 제 때 일처리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허 상무는 “더 큰 문제는 지역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가까운 순천은 정치인들이 직접 나서서 지역 쌀 구매를 촉구하고 있다는 것.그는 “앞으로 이대로 간다면 광양쌀은 경쟁력에서 뒤처질 뿐만 아니라 농가들도 살아나기가 힘들다” 며 "남의 집 불구경하듯 방관할 때가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기연 광양시의원은 ”지금 추세대로 라면 10년 아니면 20년 안에 우리 쌀 생산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며”광양시는 물론 지역민들이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부터 쌀 관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쌀 시장 또한 누구나 책정관세율만 내면  손쉽게 수입해 팔 수 있는 여건이 된 만큼 이런 국제적인 정세를 감안해 늦기 전에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대외 환경 여건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상황도 쌀 생산량보다 소비량의 감소가 더 커 쌀 재고가 계속 늘면서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광양쌀만 구매한다는 김모 씨는 “무조건 지역쌀을 애용해달라고 떼를 쓸 게 아니라  쌀값 경쟁력 확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올해 수확한 쌀 중 148톤은 공공비축미로, 720톤은 학교급식으로 소비되고 나머지는 광양농협이 매입하거나 자체소비가 된다“며 ”현재 광양시는 광양쌀 구매촉진을 위해 광양제철소는 물론, 대형유통업체를 찾아다니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쌀을 저장할 수 있는 창고를 신설하는 문제도  검토를 하는 등 농민들이 불편하거나 손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행정적인 지원에 나서겠다“ 고 밝혔다. 한편 올해 광양시는 1635ha에서 1만208톤(조곡기준)의 쌀이 생산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에 비해 면적은 줄었지만 생산량은 3%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봉기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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