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건·사례도 급증…정착 도울 성숙한 시민의식·제도 절실

광양 인구의 1%가 외국인 주민

▲ 광양시가 결혼이주여성들의 고향 방문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화상상봉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정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제결혼 비율이 10%에 이르고, 특히 농·어촌 지역의 경우 그 비율이 30~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결혼이민자는 15만여명에 달하며 국내 거주 다문화가정의 자녀수는 19만명을 넘어섬에 따라 다문화가정을 흔히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특히 결혼이주여성들은 고령화된 농촌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가정일은 물론 지역사회 일꾼으로도 훌륭한 역할을 하여 대한민국에 큰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때문에 다문화사회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더 이상 일부 공단지역과 농·어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피부색이나 억양이 다른 이민자를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광양시도 외국인 주민과 함께 다문화가정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광양시 인구는 15만2070명으로 외국인 주민 1536을 포함하면 총 15만3606명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주민이 광양시 인구의 1%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중에서도 결혼이주여성이 872명으로, 이들이 곧 다문화가정 872가구를 뜻하기도 한다.

 

▲ 관내 다문화가족을 위한 추석맞이 전통음식 만들기

다문화가정은 결혼이민자와 출생·인지·귀화에 의해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으로 이뤄진 가족 또는 인지·귀화에 의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과 출생·인지·귀화에 의해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으로 이뤄진 가족을 말한다. 관내 다문화가정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 2008년 283가구였던 것이 2010년에는 455가구,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는 900가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중마동이 322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양읍 317명, 광영동 79명, 금호동과 옥곡면이 각각 26명, 다압면 25명 등이 뒤를 이었다. 국적별로는 중국(316명), 베트남(296명), 필리핀(100명), 일본(59명), 캄보디아(32명), 몽골(12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시관계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결혼적령기를 넘긴 농·어촌 지역 남성들이 국제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면서 다문화가정은 도시지역보단 농·어촌 지역에 다수 분포했지만 최근 들어 도시지역에서도 결혼적령기를 넘긴 남성들이 국제결혼을 하거나 국제결혼(재혼)을 통해 다시 가정을 꾸리는 등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고 설명했다.

문제화 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갈등

▲ 관내 다문화가족의 우리지역 문화체험

 다문화가정 중에는 잘사는 모범가정도 많지만, 위장결혼을 통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돈을 벌기 위해 결혼을 수단화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가정폭력은 물론, 결손가정 증가와 가출 등 또 다른 폐해를 낳고 있다. 국제결혼으로 희망을 꿈꾸며 머나먼 이국땅을 밟았지만 상처만 안고 돌아가는 결혼이주여성들이나, 애꿎은 자녀들만 피해를 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관내에서도 낯선 한국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하는 이주여성, 가족 구성원 간 불화가 증가하고 있으며 다문화 부부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3.2년으로 평균 결혼생활 기간이 14년인 한국인 부부와 3분의 1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한국사회연구원의 발표로 사회적 문제로 확산된 지 오래다. 특히 사랑 없이 결혼이 수단화된 다문화가정의 경우 관내 일부 지역에서는 가정폭력 등으로 인하여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오지만, 성실한 가정을 이루면서 이국땅에서 생계유지로 온갖 수단을 동원해 가족단위로 일선 노동현장이나 농번기 인력사무실을 통해 작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다문화가정도 광양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듯 광양지역의 다문화가정 수가 늘면서 이들의 자녀수도 함께 증가해 현재 총 937명, 학령기 자녀수만 408명이나 된다. 교육현장에서도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전국적인 통계자료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업 중단율은 일반 학생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6만7806명이었다. 전체 학령기 다문화 아이는 8만2894명. 1만5088명(18.2%)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있는 것이다. 

 

▲ 광양시가 주관한 다문화가족 행복캠프

일반 학생의 학업 중단율(0.93%)보다 20배나 높다. 특히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마다 이탈자가 무더기로 발생한다. 초등학생 연령대는 학교 밖 다문화 청소년이 3.3%에 불과했지만 중학생 연령대는 35.5%, 고교생 연령대에선 48.1%나 됐다. 이 때문에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사업과 함께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인 시민의식 개선이다. 다문화가족도 엄연한 우리사회의 일원이다. 우리가 더욱 그들을 끌어안아야 할 때이다”고 말했다.

정착 도울 성숙한 시민의식·제도 절실

 결혼이주 여성들의 상당수가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고, 문화적 이질감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며, 특히 자신들을 ‘다름’으로 보는 한국사회의 눈길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조금이나 해결하기 위해 광양시는 다문화사회 형성에 대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광양시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어울한마당

현재 관내 중마동 커뮤니티센터 6층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 중이며 ▲다문화가족 방문교육 ▲사례관리 사업 ▲결혼이민자 멘토링사업 ▲결혼이민자 통·번역 서비스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 지원 사업 ▲한국어교육 등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광양시는 지난 2011년부터 관내 이주여성들이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고향을 가려고 해도 경비부담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화상을 통해 가족과 만날 수 있는 화상상봉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광양경찰서에서도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가정폭력으로 피해를 입게 된 결혼이민자 등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호 및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외국인 통역서비스를 갖춘 가정폭력 상담소 및 보호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정폭력으로 혼인관계를 종료하는 경우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법률체계 등에 관한 정보 부족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이지 않도록 피해자의 의견을 진술하고 사실 확인 등에 있어서 언어통역이나 법률상담 및 행정지원 등의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권유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다문화가정과 함께한다는 것은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은 다름이 아닌 우리이웃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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