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16년부터 17개 시도교육청에 보통교부금을 교부할 때 학생 수 비중을 대폭 확대(현행 31% → 개정 50%)하는 방향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현재 ‘학교수 55%, 학급수 14%, 학생수 31%’인 산정 기준을 내년부터 학생 수 비중을 50%로 확대하고 학교 수는 30%로 낮추게 된다.

 

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조에 명시된 지방교육의 균형발전에 정면으로 위배될 소지가 있으며,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강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농식품부가 최근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 취지와 충돌되는 양상이다. 귀농귀촌 정책은 물론 농어촌 삶의 질 향상 계획과도 배치된다. 실제로 교육부의 통폐합 권고기준(학생수 60명 이하)에 해당하는 학교는 전국적으로 약 2,000여개교가 있으며, 대부분 농어촌지역에 위치해 있다.

 

농·어촌 지역에 있는 학교는 예로부터 지역 주민의 소통과 화합의 장이었다. 운동회와 체험학습, 체육대회 등을 통해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등 학교는 지역사회의 복합적인 문화기능을 담당해 왔다. 지방교육재정의 효율화라는 경제 논리로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이 추진되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와 같이 시행령이 법률이 정한 범위를 벗어난 경우는 누리과정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방교육재정 충당을 위한 교부금법의 범위를 넘어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에 누리과정 경비를 보통교부금에서 부담하도록 규정한 것을 들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고교무상교육 및 초등돌봄교실 전면 확대 등 각종 교육공약을 국민들께 약속하고 당선되었으며, 이는 국가 차원의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지방교육재정이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되었어도 국가의 역할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교육청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시대를 맞아 우리 교육의 체질을 건강하게 바꾸고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우리 교육이 선진국 교육으로 도약하느냐 마느냐 중대한 기로에 서 있으며, 충분한 교육재정의 확보는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2014년 정부 예산 대비 교육예산 비율은 16.4%로서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지방교육재정이 부족하자 교수학습 활동 지원 예산이 줄어드는 등 그 피해가 학생에게 돌아가고 있다.

 

또한 교육에 대한 투자 효과는 세수 증대, 사회보장 비용 감소 등 높은 편익을 창출하며, 경제성 면에서도 월등한 측면을 보이고 있다. 외국에서도 교육에 대해서는 무상교육을 확대하며,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꾀하고 있다는 점은 대한민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2년 누리과정 시행 당시부터 기획재정부는 교부금을 과다 추정함으로써 누리과정으로 인한 지방교육재정 파탄을 초래했으며, 우리 아이들의 교육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입법부인 국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비중을 높이는 법안을 처리하고 경제성 낮은 예산 정비를 합의하는 등 교육재정 파탄으로 인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기회를 위협하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하며, 국민들은 우리 교육재정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하루 빨리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