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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을 접한다는 게 조금은 낯설 것이다. 아니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당신도 그렇게 느꼈다면 당신 역시 그동안 사회가 요구하는 고정관념에 깊이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방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예술을 자주 접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뇌가 깨어나고 심장 박동수가 증가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원래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자 하는 습성이 강한 동물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사실’은 없고 ‘해석’과 끊임없이 나열되는 ‘진술’만 있다고 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너는 왜 나와 생각이 다른가?’ 하고 따져 물을 수 없다고 강조 했던 것이다. 그렇게 묻는 자체가 자기모순이며 이율배반이니까.
지문은 신이 각 개인에게 부여한 신체증명서
모든 사람은 지문을 가지고 태어난다. 지문은 신이 각 개인에게 부여한 신체증명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손가락에만 지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마음의 지문을 가지고 나온다. 이를 가리켜 氣質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런 기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물론 생각만으로도 DNA를 바꿀 수 있음이 증명되기는 했지만, 이는 지극히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마음의 지문에 따라 자기 삶을 펼쳐나가는 법이다. 내가 나를 결정하기 전에 이미 육체적 유전인자와 정신적 유전인자 그리고 환경이 인격의 결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사진을 별 관심 없이 보면 마치 아리따운 여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남자임을 알 수 있다. ‘남자가 이렇게 예뻐도 되나?’ 하고 의아하겠지만, 남자라고 해서 부드럽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는가. 아니, 남자답다는 굴레에 갇혀 평생을 벗어나지 못하고 강한 척 해 왔다면 이 사진을 보면서 잠시 그런 굴레를 벗기 바란다. 아마 어떤 사람은 슬그머니 자신의 피부와 비교해 보곤 한숨을 내 뱉을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몸은 가꾸기에 따라 얼마든지 고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여전히 몸에 문신하는 것을 꺼려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문신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제 예술의 경지로 승화되고 있다. 몸에 문신을 새기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 주기 위한 무의식의 표현인지 모르겠다. 물론 조폭들이 겁주기 위해 하는 문신은 제외지만 말이다.
문신
사람들은 제 각각
자기만의 문신을 새기면서
그렇게들 살아 간다
마음 깊은 곳에
슬픔을 새기고
상처를 새기고
추억을 새기다가
마침내 한 점이 되어
그렇게 소멸해 간다
홍석주 詩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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