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시장 세계 경제축 부상

 인구 6억 명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신흥시장 평균의 1.9배 수준인 1만 달러에 육박하고, 중산층 비중이 40%를 웃도는 등 향후 고도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중남미 시장은 현재 세계 경제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외교적 협력, 계획을 마련 중에 있다. 

▲ 세계 경제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16일부터 27일까지 콜롬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등 중남미 4개국을 순방했다. 4월17~18일 콜롬비아를 국빈 방문한 박 대통령은 유통망 및 전자상거래 협력양해각서(MOU)등 18건의 MOU에 서명, 에너지 신산업 협력을 위한 MOU서명을 통해 에너지 신산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고 원격의료협력 MOU서명을 통해 양국간 의료분야 협력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보고타 지하철1호선 등 대형 인프라사업 참여(117억달러규모)를 위한 우리기업의 노력을 지원했다.

 이어 4월19~21일에 페루를 국빈 방문한 박 대통령은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인 페루와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 한-페루 양국은 보건의료분야, 과학기술혁신 및 창조경제, 전자정부, 전력산업, 사이버보안 협력등 20개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으며 페루 제대혈 은행 설립 등이 포함된 보건 분야 양해각서 서명으로 제대혈 관리 시술의 중남미 수출 기반을 확보했으며, 원격의료협력 양해각서(MOU)서명으로 한국 의료 시스템이 페루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4월21~23일 칠레를 국빈 방문해 미첼 바첼렛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투자와 ICT, 사이버 보안, 신산업협력,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또한 4월23~25일 브라질을 국빈 방문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 심화 방안을 협의했다. 양국 대통령은 중남미 최대시장이자 우리 기업의 진출 거점인 브라질과 창조경제 파트너쉽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박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을 계기로 중남미 최초로 브라질에 K-move센터가 설치됐다, K-move센터는 향후 5년간 중남미 지역에서 최소 1000개의 기관 또는 기업 등에 우리 청년인력을 연결시킬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상파울루에서 개최된 한 브라질 비즈니스포럼 행사에 참석해 철도, 항만, 전력등 인프라 분야와, 인력교류 활성화를 미래협력 강화방안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중남미 4개국 순방은 세계경제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시장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대통령의 금번 순방에는 76개 중소기업들이 참여했는데, 중남미 4개국 바이어들과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6억4600만 달러(약 7000억원)의 수출계약 성과를 거뒀다.

 중남미 4국 순방은 그간 ‘세일즈 외교’ 중심으로 전개된 대중남미 외교가 교육, 과학기술, R&D, 보건의료, 문화교류, 전자상거래등 분야로 확대되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한국이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중남미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좋은 이웃(Amigo Corea)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중남미 4국과의 우호 협력의 폭을 확대시켰다.

 이번 박대통령의 중남미 4개국 방문은 정상외교의 지평을 중남미 지역까지 확장하여 환태평양 정상외교를 완결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중남미 지역 국가들과 고부가가치 창출, 공동시장 구축, 지식과 경험 공유의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광양시, 남미시장 개척 ‘첫발’

 정부의 중남미 시장 공략 기조와 맞물려 광양시도 광양항 활성화와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광양항을 통해 들어오는 에콰도르 바나나의 유통촉진과 함께 광양항 배후단지 내 투자와 전남의 농·수산식품 수출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 남미로 향하는 교역에 첫발을 내딛으며 전남의 우수한 농·수산물의 남미시장 개척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 올해 2월 개최된 광양항 배후단지 내 투자와 전남 농수산식품 수출 협력 MOU 체결식

 지난해 9월 에콰도르 투자사절단은 광양항을 에에콰도르산 바나나의 유통기지로 만들기 위해  광양시청과 광양항 일원을 방문한 바 있다. 이후 에콰도르 측은 지난해 10월 광양항 배후에 한국과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에 에콰도르산 바나나 수출을 위한 나트프레스코 아시아 본사를 설립한데 이어 수출 및 통관에 필요한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의 검역을 마치고, 광양시 및 여수광양항만공사 측과 서측배후단지내 부지 임대 및 창고 건립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이낙연 도지사와 정현복 광양시장, 선원표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파트리시오 폴란코 나트프레스코아시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양항 배후단지 내 투자와 전남의 농·수산식품 수출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나트프레스코아시아 측은 아시아에 수출하는 남미 농산물, 원자재를 광양하게 하역하고, 남미에 전남의 농·수산물 수출이 증대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이들 기관은 나트프레스코아시아의 투자로 광양항 서측배후부지내 5만4000㎡ 규모의 냉동·냉장창고를 건립하는데 상호 협력하고, 향후 광양∼에콰도르간 직항로를 개설해 광양항이 아시아∼남미 간 물류 거점 항만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나트프레스코아시아 측은 4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매주 2대의 컨테이너 반입을 시작으로 향후 6개월 안에 10대의 컨테이너로 반입을 확대할 계획에 있다. 또한 2년 내에 아시아~남미간 직항 전용선을 투입해 동북아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이를 통해 광양항을 아시아와 남미를 잇는 열대 과일 유통 허브로 거점화한다는 계획이다.

 업무협약을 한 나트프레스코아시아는 남미 에콰도르 과야킬에 본사를 두고 주로 러시아, 미국, 독일에 바나나 등 열대과일을 수출하는 회사다. 해외 투자 후보지를 물색하던 중 경제자유구역청, 광양시 등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광양시 도이동에 법인을 설립했다. 또한 나트프레스코 아시아는 막걸리, 김치 등 우리지역의 농·수산물의 남미 수입을 원하고 있어 전라남도 농·수산물의 남미 시장 개척과 광양항의 아시아~남미간 농식품 유통기지화로 추가 물동량 증대가 기대된다.

▲ 지난 3월 주한 에콰도르 대사가 광양시를 방문했다.

 광양시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에콰도르 바나나는 에콰도르 정부 측에서도 현재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는 남아메리카 대륙 서부 적도에 걸쳐 있고 서쪽으로 태평양에 접한 자원의 보고로 일컫는 국가이다. 수도는 키토이고 남북길이 약 725km, 동서길이 640km이고, 북쪽으로 콜롬비아, 남동쪽으로 페루와 경계를 이룬다.

 면적 272,045㎢(갈라파고스 제도 포함), 인구 1300만명 정도이다. 또한 아마존강과 연결되어 브라질 2대 도시 마나우스와 벨레움을 관통하여 대서양을 잇는 아마존 수로공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아마존 수운물류망이 개통될 경우 아시아와 남미물류 시간과 비용이 현재의 1/3로 단축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우, 참치, 오징어 등의 수산물, 바나나 등 각종 열대성 과일, 석유와 광물 등 원자재가 풍부해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등지에서 남미 간 수출입 물동량이 날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광양항과 지역산업 트렌드 변화 모색

 에콰도르의 바나나 수출 기업인 나트프레스코 아시아의 파트리시오 폴란코 대표는 지난 4월 광양시가 주최한 중남미 농수산식품 유통 활성화 정책 간담회에서 광양에 나트프레스코아시아 본사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한국이 수출입 등의 무역에 있어서 안정된 국가라는 점과 한국과 에콰도르의 무역량이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광양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당초 부산항을 검토했지만 배후단지의 여유 공간과 중국, 일본 등 공략이 용이해 광양항으로 선회했다”며 “광양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나트프레스코 아시아 본사를 광양에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콰도르는 한국으로부터 연간 10억불 상당의 상품을 수입하고 있지만, 한국은 에콰도르로부터 4천만불의 상품을 수입하는 등 무역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며 “그것이 내게 사업적 열정을 갖게 했고, 한국에 더 많은 상품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수 년 전부터 바나나 수입을 위해 노력해 왔고 광양항은 충분히 승산이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에콰도르 바나나 수입과 지역 농수산품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파트리시오 대표는 “에콰도르 바나나의 가장 큰 강점은 천혜의 기후 조건에서 자란 유기농 바나나로 뛰어난 품질과 달콤한 맛으로, 에콰도르는 세계 제1의 바나나 수출국”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거리가 멀고 직항로가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에콰도르 바나나를 보기 어려웠다”며 “긴 수송 기간이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직항로가 생기면 약 22일이면 한국에 도착할 수 있다. 이것은 당장 해결될 일이 아닌 상당한 시일(최소 2년)이 소요될 일”이라고 말하며 직항로 개설이 이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광양항 발전과 광양의 산업 트렌드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중남미 시장의 개척을 위해 시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가운데, 방기태 광양시 항만통상 팀장은 “2014년 들어 광양시의 인구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으며 6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 됐다. 이는 철강산업의 쇠퇴, 항만·물류산업 활성화 부진이라는데 기인하고 있으며 지역경제의 구조적 문제의 타개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지원, 판로 개척 등의 지원이 필요하고 신성장 동력 산업의 유치 확대를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가 필요하다. 항만·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에 정부의 건설재정 투자확대를 이끌어 내야하고 배후단지 내에 다국적 기업 제조공장 유치를 통해 자체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토대 구축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광양항은 그동안 자동차, 폐지, 건초, 우드칩 등의 순서로 효자 역할을 해오고 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하지만 현재 광양항에서 농식품 화물은 거의 하역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에서 검역, 통관 등의 이유도 있지만 기존 유통시장이 워낙 고착화 되어 시장 침투가 어려운데 있다.

 이에 방 팀장은 “에콰도르 무역상들은 광양항의 지경학적인 환경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광양시에서는 광양항배후단지 농식품유통특구 지정 등 여수광양항만공사, 경제청, 세관, 검역소등과 협조해 최대한 지원을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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