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해 세계 10대 컨테이너항만 가운데 중국의 항만의 숫자가 10년 만에 3개에서 무려 7개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0대 컨테이너항만에 중국은 ▷상하이 ▷선전 ▷홍콩 ▷닝보-저우산 ▷칭다오 ▷광저우 ▷톈진항 등 7개 항만이 순위에 올랐다. 2004년 3개 항만(홍콩, 상하이, 선전)이 포함됐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중국 항만이 세계 10대 항만에서 차지하는 컨테이너물동량 점유율도 2004년에 41.2%에서 2014년에는 68.7%로 대폭 상승했으며 10년간 세계 10대 컨테이너항만 중 중국 항만의 연평균증가율은 세계 10대 항만의 연평균증가율 5.9%의 2배 수준인 11.4%를 기록해, 세계 컨테이너물동량 증가를 중국이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만별로는 중국의 상하이항이 작년 3529만TEU를 처리해 2010년부터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했으며, 선전항은 2403TEU로 3위, 4위에 홍콩항은 2228TEU, 5위 닝보-저우산항 1943TEU, 7위 칭다오항 1670TEU, 8위 광저우항 1641TEU, 9위 텐진항 1405TEU를 기록했다. 국내 항만 중에서는 부산항이 1868TEU의 실적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지만 닝보-저우산항에 77만TEU 뒤지며 5위 자리를 내주며 6위를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세계 7, 8위인 칭다오항과 광저우항의 물동량 증가 속도가 부산항보다 더 빨라 위태롭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 세계의 공장이자 주요 소비시장으로 인식되면서 급속한 경제발전과 더불어 항만의 성장세도 빠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의 20대 항만 가운데 롄윈강항과 쑤저우항이 제외한 모든 항만이 물동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857만TEU를 기록한 샤먼항이 2017년 말에는 1000만 TEU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중국에서는 1000만 TEU 이상의 대형항만이 8개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항만들이 세계 10대 항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었다는 점이다. 부산항을 추월한 닝보-저우산항은 자체 물량이 전체의 90%에 달하는 닝보-저우산항은 이런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내 산업단지에서 항구로 물량이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철도를 연결하는 내부 철로-해상 통합수송 서비스를 중국 중서부까지 확장하고 있다. 석탄이나 철광석 수송 등은 양쯔강이나 위야오강 등에서 항구로 직결되는 물류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칭다오항 등 중국 북부지역 항구도 매년 7~8%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부산항을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칭다오항에서 부산항으로 가는 환적 화물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칭다오항은 최근 부산항에 환적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하역료를 5% 인상했다. 반면, 환적하지 않고 칭다오항을 자주 이용하는 선사는 최고 90%까지 하역료를 깎아주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항과 선전·홍콩항
세계 1위 컨테이너항만인 상하이항은 중국 제일의 항만으로 상하이를 비롯한 화동지구의 항만의 요충지다. 상하이는 중국 경제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도시로 수도 북경 못지않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국의 핵심 지역으로 2010년, 2907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사상 처음 세계 1위 항만이 된 이후 2011년 컨테이너 처리량 3000만TEU를 돌파, 지금까지 세계 1위 항만의 입지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항은 오는 2020년까지 상하이에 주요 금융 및 해운센터도 구축될 전망이며 이를 위해 연간 158억 달러 규모의 중고선 매매시장 개설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불과 2005년 까지만 해도 연간 물동량이 2000만TEU에 못 미쳤던 상하이항은 싱가포르와 홍콩을 제치고2010년 1위 자리에 오른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상하이 중심가에서 차로 두 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양산항(洋山港)을 상하이로 편입시켜 상하이 물동량에 합산시켰으며, 2005년 상하이 양산항(洋山港) 개장과 더불어 중국 고속 경제성장 및 상하이엑스포 등에 따른 국내 내수시장 팽창이 상하이가 세계 물류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양시와 2004년 자매결연을 맺은 선전시, 그리고 세계 3위 중국 내 2위 항만인 선전항은 선전시의 동부와 서부 양편에 위치한 대형 항만이며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돼 세계 500대 기업 중 100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선전항은 홍콩에 인접해 있고, 중국 남부의 최고경계지역인 광동성을 배후지역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도로, 철도, 내륙, 수로 및 항공수송을 포함한 훌륭한 배후연계수송체계가 갖춰져 있다.
선전항은 2003년 부산항을 제치고 세계 6위에서 4위의 컨테이너항으로 부상한 이후 2013년에는 홍콩항의 부진으로 다시 한 단계 올라 3위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컨테이너 처리규모의 확대로 인한 수수료 절감과 함께 적절한 선석 추가와 정책을 통해 급부상한 항만이다.
상하이항과 마찬가지로 선전항 역시 중국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정책이 있었으며, 선전 경제특구가 설립된 이래 중국 정부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터미널을 건설, 중국 최초의 다기능 종합 물류지역 조성의 계획아래 보세창고 관리센터 및 자유무역지역, 수출가공지역 등을 구성해 약 2000개 이상의 업체들이 입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보세구연계지역을 만들어 관세부과 없이 자유로운 화물이동을 가능케 한 것과 가공, 조립, 무역, 금융 등 다양한 경제활동을 항만의 서비스와 연계시키는 등 국제적인 자유항을 향한 적극적 정책들이 유효했다.
홍콩항은 광주, 심천, 주해 등 중국 남부지역의 관문항으로서 상하이항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중국 제1의 컨테이너 항만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중국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연안경제특구지역들과 인접하고 있으며 이들 연안 경제특구지역들과의 해상 운송망, 철도·도로에 의한 중국 내륙 연계 운송망이 발달돼 있다.
 |
||
닝보-저우산·칭다오·광저우·텐진항
중국 저장성에 자리잡고 있는 닝보-저우산 항은 하역부두 길이 4500m, 밀물 수심 21m 이상으로 30만톤급 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천혜의 항만이다. 닝보시는 중국에서도 최초로 대외에 문호를 개방한 대표적인 항구도시로 국가급 산업단지인 항저우신구 등과 같은 제조업의 성장과 최대 상업도시로의 성장이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닝보-저우산항의 지리적인 위치는 해상 수송에 매우 적합하며 동중국해를 통해 직접 동아시아와 환태평양 지역으로 나갈 수 있어 전세계 100여개국·600여개 항구와 연결되는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동시에 닝보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융장강과 융장강의 지류인 위야오강을 통해 화동지방과 경제가 발달한 양쯔강 유역으로도 이어지며 특히 상하이, 항저우 등과 삼각형으로 연결되는 천혜의 항구도시라는 지리적 특성은 외국기업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칭다오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15년 만에 컨테이너 처리 세계 30위권 항만에서 7위의 고부가가치 종합항만으로 급성장했으며 쳰완신항, 구항, 황다오 원유항, 동쟈커우 벌크항으로 이뤄졌다. 칭다오항은 신항과 구항의 역할을 분리해 갈등의 소지를 없앤 점이 큰 특징이며 도심에 있는 구항은 2002년부터 신항이 개발된 이후 카페리선, 연안선, 한중노선만 이용되고 있다. 신항은 컨테이너를 주로 처리하면서 30만t급 철광석 부두를 갖췄다.
또한 칭다오항 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는 4개(21개 선석)로 적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며 칭다오항을 운영하는 칭다오항그룹이 순환출자방식으로 3개 터미널의 대주주 역할을 하면서 하역료 요율 협상권과 터미널별 선사 배정권을 가지고 터미널 간 과도한 경쟁을 막고, 모든 터미널에 같은 하역료를 적용한 점이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저우항은 주강(珠江) 삼각주 경제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강 내하수계 항만 및 연해항만과 연계돼 있다. 광저우항은 청나라 때부터 바다의 비단길이라 불리며 물류의 주요지 역할을 해냈으며. 물동량으로 중국에서 6위를 차지하는 항만이며, 세계에서는 8위를 기록할 만큼 규모 있는 항만이다. 특히 예전에 중국이 쇄국 정책을 시행하고 있던 중 유일하게 외국과 교류가 가능했던 항인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2000년대 이후 광저우항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물동량도 크게 증가했고, 2008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사상 처음 1000TEU를 초과한 1100만TEU를 기록해 내는 등 경쟁력 있는 항만이다.
주요 화물로는 컨테이너를 비롯하여 석유, 석탄, 곡물, 화학비료, 강재 광석, 자동차 등 광저우항의 만 톤급 이상의 선석은 46개이며, 만 톤급 이상의 폰툰(pontoon)부두가 13선석, 만 톤급 이상의 묘박지(Anchorage)는 23개(최대 30만 톤) 등 7개의 터미널로 구성돼 있다.
텐진항은 북경으로부터 고속도로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북경의 관문항으로써 전국 4개의 직할도시(북경, 상해, 텐진, 중경)의 하나인 북부지역 최대의 인공항이다. 텐진항은 크게 해하강 내에 위치한 항만지역, 북강지역, 남강지역, 그리고 벌크 물류센터 등 4개 지역으로 구분된다. 텐진항은 총면적이 528만9260㎡로 국제무역, 국제금융, 보세창고, 수출가공 및 상품전시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 자유무역지대를 갖추고 있으며 항만의 외곽지역에는 경제 및 기술개발지역을 설치해 외국인투자의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텐진항은 다양한 연계수송망을 갖고 있는 반면, 항로수심은 13m를 유지하고 있지만 2.5m의 조수간만의 차가 있어 매년 500㎡에 달하는 준설이 요구되고 있으며 진입항로가 협소한 실정이기 때문에 입항선박과 출항선박이 2시간에 한 번씩 교대로 수로를 이용해야 하는 지리적 제약을 가지고 있다.
광양항, 세계적 항만으로의 위상 갖춰야
국내 주요 항만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세계 주요 항만들도 생존을 위해 화물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광양항도 물동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조속한 인프라 완비, 마케팅 강화, 화물 창출을 위한 물류 및 제조업 기반 확충 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무역 자유화의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화물 물동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특히 동북아시아의 화물 물동량은 중국 경제의 급부상 등으로 증가폭이 더 크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항만들은 물동량 증대를 위해 항만 규모를 확대하거나 효율적인 환적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
||
광양항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인프라 구축, 비용 감면, 서비스 향상, 생산성 증대 등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입 물량 증대를 위한 기반 마련과 글로벌 선사의 환적기지화 정책 강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양항이 활성화되려면 중국의 항만정책과 선박의 초대형화 등 국제적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조속한 인프라 완비와 인센티브 제공, 화물 창출형 항만으로의 변신 등이 필요하다”며 “중국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여 인근 항으로 가는 화물들을 광양항으로 끌어오는 게 관건이다”고 조언하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광양항의 글로벌 종합항만 도약을 위해 선사 마케팅 강화로 글로벌 거점 항만 기틀을 마련하고 경쟁력을 갖춘 최적의 항만인프라 조성과 함께 부두증설 등 환경변화에 부응하는 한편 에너지 절감, 저탄소 배출형 시설 구축으로 그린포트 조성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